독립운동가 전력 문제 삼는 정부, 여권 내에서도 ‘반대’
독립운동가 전력 문제 삼는 정부, 여권 내에서도 ‘반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8.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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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이준석 “尹정부, 뉴라이트사관 경도..국민통합과 거꾸로”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동상 철거 방침에 이어 국가보훈부가 홍범도 장군·여운형 선생에 중복서훈된 건국훈장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나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동일한 공적에 대하여는 훈장을 거듭 수여하지 않는다는 상훈법 4조에 어긋나고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행보에 대해 홍범도 장군과 여운형 선생의 '사회주의 경력'을 문제 삼아 문재인정부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28일 자신의 SNS글을 통해 "국군의 뿌리를 흔든 것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며 "일제와 싸운 경력이 있으면 소련군 출신도 남침을 한 북한군 고급 간부도 다 국군의 뿌리가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지난 2019년 6월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군의 뿌리가 남침의 주역인 김원봉'이라며 국군 정신 해체의 결정타를 날렸다"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에서 독립운동가로서 홍 장군의 이력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 묻힌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시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군 잠수함에 '홍범도함' 이름을 붙였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순국 78년만에 홍범도 장군을 모시고 추가로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다.

여권 내에서도 "과도한 낙인찍기"라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뉴라이트 사관에 경도돼 국민 통합과 거꾸로 간다며, '친일 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나서서 백지화 지시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홍범도 장군은 조국을 위해 타국만리를 떠돌며 십전구도(十顚九倒)했던 독립운동 영웅이다.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영웅을 두 번 죽이는 실례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국정동력이라는 것은 유한하고, 이미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 속에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에게 모욕을 주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백지화를 주장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