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끝났다"…채권 ETF 올해만 9조원 베팅
"금리 인상 끝났다"…채권 ETF 올해만 9조원 베팅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2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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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규모 23조원…지난해 말보다 60% 넘게 증가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배팅한 투자자 영향으로 올해만 채권 ETF에 9조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29일 한국거래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전체 채권 ETF 순자산 규모는 23조800억원(2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3조9500억원)보다 9조1300억원(65.4%) 늘어난 수준이다. 2021년말(6조원)과 비교하면 17조800억원(296.7%) 증가했다. 

특히 국내 채권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국내 채권 ETF 순자산은 연초(1월2일) 12조9800억원에서 이달 25일 21조2800억원으로 약 8조3000억원 늘었다.

이 중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장외시장에서 국내 채권 ETF를 24조8200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해 순매수 규모(20조6100억원)보다 4조2100억원이 더 많은 수준이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이달 25일까지 에이스(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와 코덱스(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 ETF를 각각 약 1590억원, 1480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SKC(1470억원)와 한국전력(1460억원), 네이버(1229억원) 등 우량주보다 매수 규모가 더 크다.

통상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투자자들이 채권 ETF에 배팅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주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금리 인상 결정은 신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올해 미국 금리 인상은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다"며 "연말부터는 미국 노동시장 내 고용 둔화와 실업률 상승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점증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1분기쯤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ETF 순자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채권금리가 재차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채권 ETF 순자산총액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며 "올해 연말 또는 내년부터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장기채 ETF 성과를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