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흉기난동’ 30대男 “자해할 생각이었다”
서울 은평구 ‘흉기난동’ 30대男 “자해할 생각이었다”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8.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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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3시간가량 대치…“가족 불러달라, 소주 사달라” 요구도
자해 우려에 설득·특공대 투입해 제압…구속영장 신청할 방침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제압당한 26일 저녁 사건 현장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가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손에 흉기를 든 남성이 경찰과 대치 끝에 제압당한 26일 저녁 사건 현장인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가 통제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은평구 구산역 인근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부리다 체포된 30대 남성은 “자해할 생각이었다”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마약류 간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경찰은 해당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전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해 27일 오전부터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조사에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인질을 붙잡지는 않았으나 경찰과 대치하던 중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전날 오후 5시께 범행장소 맞은편 호프집에 혼자 들어가 2시간 넘게 술을 마셨고 가족과 직장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담배를 피우는데 행인이 연기가 난다고 지적해 시비가 붙은 것 같다”며 “자동차 트렁크에서 흉기를 꺼내 위협했고 상대가 도망가자 경찰에게 ‘그 사람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A씨가 다른 사람과 시비한 정황이 경찰 수사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마약 간이시약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A씨가 양손에 든 흉기 2개와 가방 안에 있던 6개 등 모두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A씨는 지난 26일 오후 7시26분께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6층짜리 빌라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3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가 오후 10시5분께 체포됐다.

A씨는 당시 경찰이 있는 쪽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자신의 가슴에 흉기를 댄 채 자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와 대화를 시도하며 흉기를 내려놓도록 유도하다가 특공대원 21명과 강력팀 등을 투입해 남성을 제압했다. A씨의 소동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다.

또한 경찰은 A씨의 가방에서 흉기 7자루를 압수하고 양손에 쥐고 있던 2자루도 추가 압수했다.

경찰은 설득하는 경찰관을 흉기로 위협한 데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일단 적용했다. 범죄에 쓰려고 흉기를 소지한 경우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경찰은 A씨에게 흉기로 협박당한 일반 시민 등 피해자가 더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조사를 끝내고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