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5연속 동결…중국發 경기침체 부담↑
한은, 기준금리 5연속 동결…중국發 경기침체 부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8.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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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경기회복 여전히 불투명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5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한국과 미국의 역대 최대 금리차는 부담이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데다, 최근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우리나라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은 5연속 동결이다.

한은 예상에 부합한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은 동결을 지지했다.

실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포인트(p)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치며, 올해 6월(2.7%)에 이은 2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다. 

올해 들어서는 △1월(5.2%) △2월(4.8%) △3월(4.2%) △4월(3.7%) △5월(3.3%) △6월(2.7%) 등으로 낮아졌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는 중국 경제 리스크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 부진 등 경기 하방 압력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최근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내수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하는 중국 7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에 그쳤다.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7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3.7%로 나타났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 1위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로 중국 경제 3대 축인 부동산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0.1%p 인하하고 5년 만기 금리를 동결하는 등 유통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냈지만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했다.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든든한 뒷심이 됐던 중국 경제의 부진한 흐름에 10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수출 회복도 불투명해졌다.

실제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입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1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줄었지만, 수출액은 27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하며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다만 2.0%p로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역대 최대 금리차는 여전히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앞서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5.25~5.50%로 상향되며 우리나라 기준금리(3.50%)와의 격차는 최대 2.00%p까지 벌어졌다. 이는 2000년 10월 이후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이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