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한 달 새 70원↑…장중 1340원 최고가 기록
원·달러 환율, 한 달 새 70원↑…장중 1340원 최고가 기록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8.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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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하락 등 영향…"한동안 강세 지속 예상"
지난 7일 15시 30분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원·달러 환율이 한 달 새 70원 넘게 상승세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이런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어서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채 되지 않아 70원 넘게 상승했다. 이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하반기 세계 경제 경기둔화 우려 등에 영향을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47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338.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달 18일 1264.00원(종가 기준)보다 74.8원이 오른 수준이다. 

특히 장중에는 1340.6원까지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원·달러 환율 강세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6월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렸다. 

당시 미국 신용등급 하향은 앞으로 3년간 예상되는 미국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국정관리체계) 악화 등이 반영됐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7일 미국 10개 지역은행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대형은행 6곳을 등급 하향조정 검토 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높은 자금조달 비용과 규제 자본 약화 가능성, 사무공간 수요 약화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상승 등이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5일 피치는 미국 은행권 영업환경 악화에 따라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대형 은행까지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금리 인상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다 하반기 세계 경제 경기둔화 우려도 원·달러 환율 강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반등 기대감이 높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과 함께 채권금리 하락을 배경으로 주식시장 강세와 달러화 약세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 성장률 컨센서스(종합의견)도 상향되며 상반기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됐다. 

그러나 주요국 금리 인상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여기에 채권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원·달러 환율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됐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과열 신호에도 불구하고 상승 모멘텀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은 당분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상승할 경우 주식시장 불안과 함께 통화정책 측면에서 금리인상 대응 필요성 등이 한국경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달러화는 미국 소매판매 호조와 국채금리 상승 등에 제한적인 강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