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잼버리' 태풍 북상에 조기 철수 확정
'새만금 세계잼버리' 태풍 북상에 조기 철수 확정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3.08.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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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국가 퇴영으로 위기…끝내 야영장서 조기 철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폭염과 대회 준비부족 등으로 논란이 커진 가운데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과 지도자의 조기 철수가 확정됐다.  

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일본에 상륙했던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면서 영지 내 참가자 안전에 위험이 있을 것으로 판단,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

앞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영국이 퇴영 결정을 내렸고, 이후 미국이 뒤따랐다. 이들 국가를 제외한 156개국, 3만6000여 명의 참가자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야영지를 떠나 수도권 등 다른 숙소로 이동한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개막일인 1일부터 대회 조직위원회의 준비 부족 논란이 확산, 대회 첫날에만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조직위는 "중증 환자는 없고, 스카우트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며 참가 대원들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졌다.

대회 이틀째인 2일엔 스카우트 대원들이 부실한 음식 제공과 부족한 기반 시설에 대한 불만을 잇따라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됐고, 개영식에서는 스카우트 대원 등 100여명이 집단으로 탈진하거나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심상치 않은 상황에 행사 중지를 요청했으나 조직위는 "참가자들의 동요가 우려된다"며 30여 분간 행사를 강행, 비판을 키웠다. 

아울러 국제적 행사인 잼버리 대회에 대한 비판 보도가 확산되자 조직위는 지난 3일 '참가자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기존 취재 장소로 제공했던 '델타 구역'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고, 정해진 시각에 스카우트 운영요원(IST)을 동행하는 취재원만을 대상으로 취재가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이후 온열질환자가 매일 수백명씩 속출하자 조직위는 영내 야외 프로그램 일정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고, 행정안전부는 행사장 폭염에 대처하기 위해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대본 사상 처음으로 '폭염 2단계'가 발효되는 등 온열질환자가 수없이 발생한 날이다.

정부는 지난 4일엔 부족한 대회 현지 기반 시설을 충원하기 위해 잼버리 예비비(69억원) 집행을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 이 순간부터 대한민국 중앙정부가 대회 운영 전면에 나서겠다, 마지막 한 사람의 참가자가 새만금에서 이동할 때까지 안전관리 및 원활한 대회 진행을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회 장소의 '온열질환자 속출' 보고를 받고, 참가 학생들이 시원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후 대회 장소에는 냉방 버스 130대가 도착, 참가자들은 폭염을 피해 버스 안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지속되던 논란이 가라앉고 안정을 찾았으나 폭염을 이유로 가장 많은 인원(4400여명)이 참가한 영국 대표단이 지난 5일 가장 먼저 조기 철수를 선언했다.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 인근 숙박시설로 자리를 옮겼다. 청소년 등 1400여명이 참가한 미국 대표단 또한 참가자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참가국은 대표단 회의를 갖고 대회를 끝까지 마무리하기로 하고, 한국 정부 또한 전면에 나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밝혔으나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끝내 개최 장소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K팝 콘서트' 또한 개최지에서 지난 6일 예정됐으나 11일로 연기했고, 장소 또한 전주월드컵경기장(4만2000여명 수용)으로 변경된 바 있다. 참가자들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퇴영이 결정됨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등 숙박시설은 이들을 수용할 준비에 들어갔고, K팝 공연 또한 전주에서 서울 소재 경기장으로 변경, 개최될 전망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