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놓고 ‘찬반’ 의견 팽팽
정부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 놓고 ‘찬반’ 의견 팽팽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7.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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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대디 “신원 증명·중년여성 일자리 감소 등 우려”
관련 업체 “가사·육아서비스 수요 증가…도입에 찬성”
31일 오전 로얄호텔서울에서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시범사업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1일 오전 로얄호텔서울에서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 시범사업 관련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외국인 가사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실수요자인 워킹맘과 워킹대디들은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신뢰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고, 관련 업체는 가사·육아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31일 로얄호텔서울에서 ‘외국인 가사·육아 근로자 도입 시범사업’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고용부는 이 자리에서 올 연말부터 외국인 가사·육아 근로자 100여명을 서울에 6개월 이상 시범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가사·육아서비스를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면서 아이를 키우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임산부 등이다.

고용부는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내국인 종사 인력이 줄고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저출산에 대응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기 위해 외국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서비스의 실수요자인 워킹맘과 워킹대디 사이에서는 고용부의 계획안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신뢰할 수 있을지, 가사·육아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을지, 한국 중년여성 일자리를 줄이지 않을지에 대해 걱정했다.

복직을 앞둔 워킹맘 강초미 씨는 “5060대 육아도우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2030대 부부가 가지지 못한 육아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론만으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 살배기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고은 씨는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더라도 한국 중년여성 일자리를 뺏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라며 “이에 따라 돌봄시장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저하하지 않을까도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7살, 5살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대디 김진환 씨는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가)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지,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육아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이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해외 자격이 아니라 국내 교육을 이수해서 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가 됐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관련 업체는 가사·육아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도우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가사서비스 매칭 플랫폼업체인 홈스토리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데 종사자는 점점 줄고 종사자의 평균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다”라며 “4주 전 이틀간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150명 이상이 이용 의향을 표명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등이 ‘노예제 도입 중단’, ‘돌봄을 시장의 논리로 계산하지 말라!’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외국인 가사·육아 노동자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