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성폭행’ 의혹 케빈 스페이시, 무죄 판결… 울면서 “감사”
‘남성 성폭행’ 의혹 케빈 스페이시, 무죄 판결… 울면서 “감사”
  • 이승구 기자
  • 승인 2023.07.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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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법원 배심원단, 남성 4명 상대 성폭력 혐의 9개 모두 무죄 평결
미국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26일(현지시간) 런던 서더크 형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 밖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AP 연합뉴스)
미국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26일(현지시간) 런던 서더크 형사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법원 밖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AP 연합뉴스)

남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기소된 미국 배우 케빈 스페이시(64)가 영국 법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은 스페이시의 생일이었는데, 그는 무죄 판결이 나오자 감정이 북받친 듯 법정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배심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런던 서더크 형사법원에서 배심원단은 12시간 넘는 심의 끝에 스페이시에게 제기된 9건의 성폭행 혐의에 관해 모두 무죄 평결을 내렸다.

스페이시는 평결이 내려진 후 울면서 9명의 남성 배심원들과 3명의 여성 배심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고, 변호사와 매니저를 끌어안는 등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이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스페이시는 법원 밖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처리할 일이 많다”며 “오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배심원들이 시간을 들여 증거를 신중하게 검토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직원들과 자신의 경호·법무팀에도 감사한다고 짧게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떴다.

스페이시는 런던 올드 빅 극장에서 예술감독으로 일하던 2001∼2013년 20∼30대 남성 4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았다. 초기 혐의는 모두 12개였지만 중간에 3개는 제외됐다.

스페이시는 4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권력에 의한 성범죄가 아니며 고소인들이 돈을 노리거나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시의 변호인 패트릭 깁스는 유명인이라고 해도 가볍게 성관계를 하거나 동성 성관계를 하는 것이 범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는 가수 엘튼 존이 화상으로 스페이시의 무죄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스페이시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와 ‘유주얼 서스펙트’로 오스카상 주·조연상을 받은 유명 연기파 배우로, 성폭행 의혹이 터지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스페이시는 지난 2017년 배우 앤서니 랩이 14살이던 1986년 그에게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이래 비슷한 주장이 이어졌다.

이후 그는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퇴출당했으며,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에서도 출연 분량이 삭제됐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은 랩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스페이시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번 재판의 고소인 4명은 법에 따라 평생 익명이 보장된다.

digitaleg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