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M&A 빅뱅] 함영주 회장 '보험사' 관심…비은행 경쟁력 제고
[금융사 M&A 빅뱅] 함영주 회장 '보험사' 관심…비은행 경쟁력 제고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7.06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익 기여도 은행이 대부분…ABL·KDB생명·MG손보 물망

정부는 은행지주사의 과점체제를 허물기 위해 규제를 완화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대형사인 금융지주사 간 시장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중·소형사는 체급을 올려 아성에 도전장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뺏고 빼앗기는 시장 분위기는 갈수록 불거지는 셈이다. 외적 성장을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M&A(인수·합병)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금융권의 M&A 분위기를 훑어봤다. <편집자 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비은행 부문 M&A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금융지주 전반에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란 과제를 떠안은 만큼 업의 범위 확대를 줄곧 강조해 왔다.

하나금융그룹은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등 총 14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익기여는 대부분 은행이 도맡은 형국이다.
 
이에 비은행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업계에서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수익성이 확대되고, 매물도 많은 보험사 인수에 우선적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보험사는 ABL생명과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3개사다.

중국 국유기업이 출자해 만든 다자보험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 법률 자문으로 김앤장을 선정해 ABL생명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또 최근 KDB생명은 대주주 KDB산업은행이 매수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무상감자(무상으로 주식을 줄이는 일)를 감행하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MG손해보험은 대주주 JC파트너스 자체 매각과 경영관리 주체 예금보험공사의 공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4년 '롯데' 브랜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롯데손해보험과 중국 자본의 동양생명 등도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M&A 의지를 피력한 하나금융그룹이 잠정적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업금융(IB)과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이용자 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보험과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이익기여도가 은행에 쏠려있는 현상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늘어난 1조1022억원이다.

이중 하나은행 순이익은 전년보다 45.5% 증가한 9707억원으로, 그룹 이익기여도에서 88%를 차지하고 있다.
 
은행 기준으로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연속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수성했지만 지주 전체로 놓고 보면 여전히 3위권이다. 

함 회장 입장에서는 부진한 비은행 계열사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하나생명과 디지털손해보험사 하나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업계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1분기 하나손해보험은 83억원 적자, 같은 기간 하나생명은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호재에 타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보험사 인수와 관련한 정확한 계획은 알려진 바가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님에게 도움이 되는 사업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고자 M&A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