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 호조…하반기 기대감↑
상반기 '해외 건설 수주' 호조…하반기 기대감↑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3.07.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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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월 수주 실적 173억달러…최근 5년 중 최대
세계 시장 회복세…미뤄 둔 발주 물량 본격 소화
원희룡 국토부 장관(뒷줄 가운데)과 (앞줄 오른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 등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열린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 참석했다. (사진=현대건설)
원희룡 국토부 장관(뒷줄 가운데)과 (앞줄 오른쪽부터)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압둘카림 알 감디 아람코 부사장, 프랑수아 굿 토탈에너지 부사장 등이 지난 24일(현지 시각) 사우디 아람코 본사에서 열린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 참석했다. (사진=현대건설)

올해 상반기 국내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동과 북미·태평양에서 수주 확대가 이뤄진 영향이다. 하반기 세계 건설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동 등 주요 발주국이 그동안 쌓아 놓은 물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을 전망이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172억9000만달러(이날 환율 적용 시 약 22조48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 120억4000만달러 대비 43.6% 늘어난 수치며 상반기 수주액 기준으로 지난 2018년 175억5000만달러 기록 후 가장 많다.

지역별 수주액은 중동(66억2000만달러)과 북미·태평양(50억5900만달러)에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배와 28.3배 늘었고 아프리카(6억5200만달러)와 중남미(5억4400만달러)에서도 2.8배와 3배씩 증가했다. 반면 아시아(40억4100만달러)와 유럽(3억7500만달러) 수주액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40%와 19.6% 줄었다. 

올해 상반기 해외 건설 중동 수주 비중은 38.3%로 작년 상반기 23.3%보다 크게 확대했다. 지난달 50억7000만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 영향이 컸다.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초 중동 발주가 더뎠지만 5월 이후 크게 늘어나 국내기업 수주도 크게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그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그간 밀렸던 발주 더 이상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올해와 작년 상반기 누적 기준 지역별 해외 건설 수주액(단위:억달러). (자료=해건협)
올해와 작년 상반기 누적 기준 지역별 해외 건설 수주액(단위:억달러). (자료=해건협)

북미·태평양도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안) 시행으로 전기차·리튬배터리·태양광 생산시설 건설을 위한 국내 기업 투자가 증가하면서 1년 전 1.5%에서 29.3%로 비중이 커졌다.

반면 1년 전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와 뉴 에틸렌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등 대형 계약으로 전체 수주의 55.9%를 차지했던 아시아는 올해 23.4%로 쪼그라들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건설시장은 하반기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며 회복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공급망 복구로 기자재·인력 수급에 숨통이 트이면서 지연 프로젝트 발주와 새 인프라 구축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해외 건설 시장 규모는 작년 대비 4.4% 늘어난 14조10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연구위원은 "정부가 해외 건설 수주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고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기반으로 사업을 계속 내놓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현재 유가가 썩 만족스럽지 않지만 중동 주요 발주국의 재정 균형 유가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해외 건설 수주는 최소한 작년 수준은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정화 선임연구원도 "중동 발주시장 자체가 커지는 상황이라 아미랄 프로젝트 같은 수주 건들이 하반기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수주액 350억달러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연간 기준 국내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5억8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까지 60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9년 223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어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지난해 310억달러로 3년 연속 300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