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단기차입 위탁매매 미수금' 2년반 만에 최대 규모
증권사 '단기차입 위탁매매 미수금' 2년반 만에 최대 규모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6.01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G증권발 후폭풍 여전…"변동성 낮은 대형종목 위주 대응해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주식 시장을 강타한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급락 사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들로부터 단기 차입한 위탁매매 미수금 잔액은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미수거래를 한 투자자로부터 결제 만기(3거래일)까지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다.

통상 투자자가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는 결제일 당일 종가 기준 하한가로 가격을 책정해 다음 날 오전 시장가로 반대매매를 실시한다. 따라서 증권사는 돈을 빌려주고 헐값에 주식을 되팔며 손실을 떠안게 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5521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1월16일(6445억원)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올해 1월 평균 1730억원 △2월 평균 1878억원 등으로 1000억원대 후반을 기록했다. 이후 증시 호황으로 3월(2097억원)과 4월(2330억원)에는 월평균 2000억원대 수준까지 늘었다.

하지만 5월부터 SG증권발 주가 급락 사태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평균 4936억원까지 치솟으며 전월보다 111.8% 급증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일평균)도 △1월 126억원 △2월 120억원에서 △3월 234억원 △4월 176억원 등을 유지했지만 5월에는 490억원으로 178.4% 증가했다.

이 밖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5월에는 일평균 10.0%까지 치솟으며 전월(8.0%)보다 2.0%포인트(p)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신용융자거래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서 투기성 자금 조달 수단이 미수거래로 이동한 점이 위탁매매 미수금 급증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주가 낙폭이 큰 종목들이 다수 관측되는데 투기 수요의 투자금액이 이전보다 낮은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 도달과 각 증권사 리스크 관리 종목의 증거금 비율 상향 조정으로 신용융자 체결 수준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실적과 가치보다 변동성이 낮은 대형 종목 위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기 자금 수요가 CFD(차액결제거래)와 신용융자 부담을 갖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수익”이라며 “시가총액 규모상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고 CFD와 연계돼도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전을 지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