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청춘에 산화한 6·25 전사자 유해… 73여 년 만에 가족 품으로
19세 청춘에 산화한 6·25 전사자 유해… 73여 년 만에 가족 품으로
  • 허인 기자
  • 승인 2023.05.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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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강원도 화천군에서 발굴된 유해, 고(故) 고영기 하사로 신원확인
국군 6사단 소속으로 중공군 맞선 「사창리 전투」에 참전 중 전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 단장 이근원)은 2009년 11월경 강원도 화천군 광덕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을 국군 6사단 소속 고(故) 고영기 하사(현 계급 상병)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여 년간 세 차례에 걸쳐 온전하지 않은 형태로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되었다. 지난 2009년 11월경 국유단과 육군 15사단 장병 100여 명이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하던 중 손가락뼈 등을 수습하였으며, 이후 2017년, 2019년 두 차례의 발굴을 통해 1차 발굴지점 기준 약 40~100m 떨어진 곳에서 정강이뼈, 넙다리뼈 등을 추가로 수습했다. 고인의 유해 주변에서 M1 탄피가 발굴되었지만, 신원을 특정할 만한 유품은 식별되지 않았다.

고(故) 고영기 하사는 국군 6사단 소속으로, '사창리 전투'(1951. 4. 20. ~ 4. 25.)에 참전 중 산화하셨다. 고인은 1932년 5월 24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일대에서 3남 5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입대 전 부모님을 도우며 가내 수공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이어가셨다.

고인은 1950년 12월 제1훈련소에 입대 후 1951년 4월 20일부터 4월 25일까지 강원도 화천 광덕리 인근에서 벌어진 '사창리 전투'에 참전 중 1951년 4월 23일, 19세의 젊은 나이로 장렬히 산화하셨다. '사창리 전투'는 국군 6사단이 중공군에 맞서 사창리 북쪽의 작전통제선인 와이오밍선(Wyoming Line)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30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유가족의 자택에서 열린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6·25전쟁으로 산야에 묻혀 계셨던 ‘전사자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 행사’이다.

행사는 유가족 대표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에 관한 설명을 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고인의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에 동생인 고영찬(83세) 님은 “살아생전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형님을 드디어 만나게 되어 꿈만 같습니다.”라며 “형님을 찾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 고영기 하사 입대 전 생존 모습

[신아일보] 허인 기자

hurin020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