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금융권 공동 해외 IR…성과-아쉬움 '교차'
'사상 첫' 금융권 공동 해외 IR…성과-아쉬움 '교차'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5.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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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동행에 신뢰도↑…'현안 뒤로 한 순방' 지적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해외 투자설명회(IR)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과 KB금융지구, 하나금융지주 등 7개 국내 금융사가 함께 한 '금융권 공동 해외 투자설명회(IR)'이 닷새(8~12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금융당국 수장이 처음 참가한 해외 IR인 만큼 한국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을 둘러싼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도 원장이 자리를 비운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았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국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해외 IR'은 현지 정부 및 투자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방문국 금융당국 수장들과 잇달아 만나, 양국 간 금융 정책 협력을 다짐하는 등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을 직접적으로 지원했다. 

이 원장은 행사 기간 중 "금융회사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춘다면 주주환원 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업의 규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갖고 있으며, 곧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은 주요 금융사 CEO는 물론 금융감독 수장이 직접 해외 투자자와의 직접 소통에 나서 '코리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였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실제 글로벌 투자업체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은 "(이번 IR을 통해) 한국 금융당국의 시장 친화적 행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이번 행사를 통해 실질적인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예측 가능한 규제환경 조성 등을 통해 한국 금융업의 지속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과 우리, NH농협 등 주요 금융지주 중 절반 이상이 함께 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들 세 곳 모두 CEO 교체 이슈가 있었다는 점에서 일정에 맞출 수 없어 불참했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논의 대상에서 빠진 것 아니냐'란 의구심도 있다.

여기에 최근 SG증권발 주가 조작 사태와 전세 사기 등 국내 금융 시장을 둘러싼 문제가 터진 상황에서 감독당국 수장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 감독당국 수장의 부재가 (금융시장에) '국내 현안을 뒤로한 것'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