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구원투수 '전장'…반도체·가전 자리 꿰찬다
삼성·LG 구원투수 '전장'…반도체·가전 자리 꿰찬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5.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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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만, 1Q 영업익 전년대비 30%↑
LG전자 VS사업본부, 매출 늘고 흑자전환
하만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만 리얼 비전(HARMAN Ready Vision)'.[사진=하만]
하만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만 리얼 비전(HARMAN Ready Vision)'.[사진=하만]

실적이 주춤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에서 결실을 맺었다. 반도체·가전 사업을 대신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경기불황 속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하만과 LG전자 VS사업본부는 올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올렸다.

하만은 1분기 매출 3조1700억원, 영업이익 1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8.7% 늘었고 영업이익은 30%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불황에 하락세인 전사 실적을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MX사업부를 제외하면 유일한 성장세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5.5% 감소한 640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하만이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7년 80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2000억원)에 사들인 미국 전장전문기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승계 후 진행한 최대 인수합병(M&A)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16년 68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7년 574억원으로 감소했고 △2018년 1617억원 △2019년 3223억원 △2020년 555억원 등 부진을 이어갔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시기 사업구조 재편을 하면서 실적 회복세를 보였다. 2021년 영업이익을 6000억원으로 끌어올렸고 지난해 8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증권가는 올해 하만이 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하만은 전장부품 시장에서 선도 기업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량 판매 시장에서부터 고급 특화 시장에 걸쳐 차량에 지속적으로 폭넓고 다양한 브랜드를 활용하는 한편 Harman 브랜드에 부합하는 품질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하만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을 때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을 도입했다”며 “비용 절감 분야에 대해선 향후 재투자를 통해 효율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이미지=LG전자]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디지털 콕핏 컨셉.[이미지=LG전자]

LG전자의 전장 사업부문인 VS사업본부도 경기불황 속에서 고속 성장 중이다. VS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 2조3865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27.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하며 전사 실적과 반대양상을 보였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 22.9% 줄었다.

VS사업본부의 실적호조는 수주잔고가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지며 수익성도 개선된 덕분이다. 지난해 말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80조원에 달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전환수요 증가’로 VS사업본부의 지속 성장을 예견했다. 증권가에서도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가 올해 말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e파워트레인, 램프 등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관계자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VS 사업은 타 자동차 부품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시장이 확대되는 커넥트화 관련 제품과 전기차 관련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혁신적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고객 기반을 확장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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