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시노드서 여성에게 첫 투표권 부여
프란치스코 교황, 시노드서 여성에게 첫 투표권 부여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3.04.2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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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대의원회의서 남성 사제 외 수녀 5명에 투표권 부여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0월 개최되는 바티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에서 수녀에게 첫 투표권을 부여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은 시노드에서 여성의 권한을 확대하고, 비주교 위원에게도 투표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시노드 규범 개정안을 살펴보면 앞으로 남성 사제 5명과 함께 수녀 5명도 투표권을 갖게 될 예정인 가운데 기존 시노드에서는 가톨릭 수도회 남성 대표 10인에게만 투표권이 부여돼 왔다. 아울러 70명의 비(非)주교 위원들(사제, 수녀, 부제, 평신도)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비주교 위원들은 국가 주교회의가 추천한 140명의 명단 가운데 교황이 직접 선출하고, 위원에 청년층을 대거 포함하도록 했다. 교황은 70명 중 50%에 해당하는 인원을 여성으로 구성할 것을 요청했다. 통상 시노드는 약 300명이 참석하는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인원은 대부분 주교로 구성돼 있다. 

시노드 사무총장인 마리오 그러지 추기경은 "사제를 비롯해 수도자, 부제, 평신도 등 비주교 위원으로 포함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주교들의 모임인 시노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안수회의 소속 케이트 맥엘위 전무이사는 "교회 역사상 놀라운 발전"이라고 전했다.

다만 가톨릭 내 보수파 중 일부에선 이번 개정안을 두고 "자유주의적 이념을 교회에 침투시키려는 목적이며 일종의 '트로이 목마'"라고 맹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된 이후 줄곧 개혁을 시도해왔고, 특히 지난 2021년에는 남성 사제만의 전유물이었던 미사에서 여성들이 성경을 봉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성찬식에서 여성들도 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하는 등 여성들의 활동폭을 넓히는 내용을 담아 교회법을 개정했다.

한편, 교회전문가 일부에선 10월4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시노드 정기총회를 1960년대, 교회 전반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축소판이 될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