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통장 인기 '시들'…은행권, 가입자 유치 안간힘
주택청약통장 인기 '시들'…은행권, 가입자 유치 안간힘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4.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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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 9개월째↓…금리·로또청약 등 매력 사라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있다. 저금리 시절에는 비교적 높은 금리로 경쟁력이 있었지만, 기준금리가 수차례 오른 현재는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낮은 탓이 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05만7127명이다. 이는 전월(2613만7772명) 대비 8만645명 줄어든 규모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해 6월 2703만1911명으로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가입자가 빠져나가고 있다.

청약통장은 기본적인 저축 기능과 함께 일정 요건 충족 시 공공주택과 민영주택 분양에 청약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또 통장 가입 기간과 납입 횟수, 예치금 등의 요건이 청약 가점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공공분양은 가입 기간이 길고, 납입 횟수가 많을수록 유리했다. 이 때문에 청약통장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으레 하나쯤은 개설해야 하는 필수 금융상품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저금리 시절에는 시중은행의 일반 예·적금보다 청약통장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청약통장의 금리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연 1.8%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010년대 후반 1.25~1.75% 사이를 장기간 유지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2020년에는 0.5%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연 1%대를 겨우 맞추는 상황에서 청약통장의 연 1.8% 이자율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기준금리는 빠르게 치솟아 현재 3.5%에 도달했고, 시중은행 예·적금 이율도 덩달아 올라 한때 연 5%를 찍었다. 시중은행 예·적금은 현재 조달비용 부담과 금융당국의 자제 등으로 연 3%대 중반대를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해 청약통장의 금리는 지난해 11월 0.3%포인트(p) 오른 연 2.1%에서 멈춰 금리 경쟁력을 상실했다. 청약통장 금리는 은행이 아닌 국토교통부가 결정한다.

주택분양 청약에 성공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청약통장 인가 저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이 하락한 데 비해 분양가는 높아진 데다, 미분양 사례도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청약통장의 필요성도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청약통장 가입자를 잡기 위해 안간힘이다. 청약통장은 해지가 어렵고 정기적으로 납입하는 특성상 수신 관리에 도움이 되는 데다,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6월말까지 청약통장에 가입하면 현금 1만원과 커피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내달 말까지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1만명에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1만 포인트를 지급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시적인 시장·금리 상황에 청약통장을 해지하기보다는 납입액을 줄이거나 잠시 멈추는 선에서 계좌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