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정동극장의 2023 시즌 '창작ing' 사업의 네 번째 작품 뮤지컬 '쁠라테로'가 오는 5월 18일 무대에 오른다.
16일 정동극장에 따르면 뮤지컬 '쁠라테로'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배경으로 격렬한 멜로디의 집시 음악과 플라멩코 위에 인물들의 심리가 촘촘하게 펼쳐질 서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지난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된 것에 이어 2022년 3월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의 발견'을 통해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기대작의 면모를 굳혔다.
스페인의 역사를 소개한 신문 기사로부터 모티브를 얻은 '쁠라테로'는 스페인의 정부와 시민사회, 가톨릭 교구가 맺은 '망각의 협정'을 주제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에 이야기를 다룬다.
망각을 위해 추억을 쌓기 위해, 신의 구원을 구하기 위해 등 각자의 목적을 품고 그 길을 걷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작품 속 긴장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감정과 섬세하게 펼쳐지는 스토리로 밀도 높은 심리적 대립각을 탄생시키며 무대를 장식한다.
'쁠라테로'는 순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숙소인 알베르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산 정상에 있는 '쿠루스 데 히에로(철 십자가)' 아래 소원을 적은 돌을 놓으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속설로 순례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폰세바돈에 위치한 알베르게에 은퇴한 외과 의사인 호세와 그의 딸 마리아가 방문한다.
호세는 알베르게의 호스피탈레로(자원봉사자) 까밀라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오래전 인연과 당시의 기억을 떠올린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려 하지 않는 인물과 떠올리게 하려는 인물의 대립을 통하여 관객들은 진실의 조각을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스페인의 정서를 한껏 담아낸 작품은 그동안 뮤지컬 무대에서 쉽사리 만날 수 없었던 플라멩코와 집시 음악을 중심으로 그 매력을 배가 시킨다. 노래 가사와 대사의 일부는 스페인 작가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시를 차용하여, 이국적인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아름다움 이면에 숨겨져 있는 고통을 더욱 강조한다.
또한 극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가 되는 플라멩코는 극 중 인물들 간의 심리적 대립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시각적 감각을 자극한다.
특히 플라멩코의 정열적인 박수와 발짓이 독특한 리듬을 만들고 하나의 음악으로 탄생되어 인간의 내면을 다채롭게 표현하며 큰 인상을 남길 것이다. 여기에 스페인의 민속적 느낌이 강한 집시 음악과 열정적인 플라멩코 리듬은 아름다운 안무와 어우러져 삶, 애환, 자유, 투쟁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작품의 대표 악기이자 건반을 통해 구현될 틴 휘슬(Tin Whistle), 아이리시 플루트(Irish Flute), 인디언 플룻(Native American Flute) 등은 마치 바람을 연상시키며 순례자의 자유로움과 신성함을 대변한다.
정성숙 대표이사는 "2023 ‘창작ing’ 는 연극, 뮤지컬, 전통,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관객 여러분과 만날 계획이다. 이번 작품은 이국적 배경으로 우리 삶의 맞닿아 있는 뮤지컬 작품"이라며 "'창작ing'의 취지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주제를 다루어 관객과 소통해 나가고자 한다"며 국립정동극장_세실의 작품과 창작자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뮤지컬 '쁠라테로'는 5월 18일부터 6월 2일까지 국립정동극장_세실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