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증권사 중심 광고·마케팅 확대…불황 속 이미지 제고
중형 증권사 중심 광고·마케팅 확대…불황 속 이미지 제고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3.2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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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비용 1년새 증가…"기대 이상 효과로 예년 수준 유지"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증시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선전비 집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을 비롯한 다올투자증권 등 중형 증권사 12곳의 경우, 광고비를 확대 집행했다. 리테일 사업 강화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통상 증권사의 광고비에는 TV, 신문 등 언론 매체 광고를 비롯해 △투자지원금 △주식 증정 △투자대회 등 여러 이벤트 진행 비용이 포함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34곳의 광고비는 3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3% 줄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교보증권 등 중형 증권사 12곳의 광고비는 588억7717만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5.3% 증가했다.

이들 증권사 가운데 유안타증권(전년比 58.2%↓)과 IBK투자증권(26.2%↓), DB금융투자(18.7%) 등 세 곳을 제외한 나머지 증권사들은 모두 증액했다.

대체로 기업들은 실적 증감 여부에 따라 광고비를 늘리거나 줄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중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광고비를 확대했다.

광고비를 확대 집행한 증권사 가운데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2% 증가한 151억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유진투자증권 114억원(22.5%↑) △교보증권 55억원(34.1%↑) △다올투자증권 44억원(131.5%↑) △현대차증권 22억원(46.6%↑) 순이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작년 4월 종합매매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전투자대회를 진행하는 한편 투자지원금과 각종 경품, 주식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3월 KTB투자증권에서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한 점이 광고비 급증에 영향을 끼쳤다. 또 현대차증권도 같은 해 11월 출범 이후 처음으로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기업 광고를 제작해 송출했다.

이 밖에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유투’ 홍보, 스포츠대회 타이틀스폰서 참여 등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며 광고비가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불황의 영향에 대체로 실적이 많이 줄었지만 증권사 규모와 관계없이 광고비를 늘렸다”며 “특히 중형 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리테일 비중과 인지도가 낮아 비용 대비 효과가 커 실익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비용을 줄일 수 없는 일”이라며 “올 초 증시 상황이 좋아 예년보다 광고비를 늘린 곳도 있는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