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집현 신당리 개구리 발자국 화석 경상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
진주시 집현 신당리 개구리 발자국 화석 경상남도 문화재 지정 신청
  • 김종윤 기자
  • 승인 2023.03.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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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화석 산지 보존 가능할까?
세계적으로 최상의 보존 상태를 가진 화석이 발견되는 지역 가리키는 “콘세르바트-라거슈타텐(Konservat-Lagerstätten)로 평가
신당리 개구리 발자국 /진주문화연구소
신당리 개구리 발자국.(사진=진주문화연구소)

경남 진주문화연구소는 22일 진주 집현면 개구리‧악어‧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를 경상남도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요청서를 진주시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3일 진행한 운영위원회에서 집현면의 개구리‧악어‧익룡 발자국 화석 산지는 이전하여 훼손하는 것보다 현지보존을 통해 진주의 자연유산으로 보존하고 관광 및 교육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의결한 것에 따른 것이다.

해당 화석 산지는 초전-대곡간 도로확포장공사 중 발견된 것이다. 2022년 10월 17일 진주교육대학교 김경수 교수가 최초 발견하여 문화재청에 신고하였으며 10월 26일부터 공사가 중지되었다. 문화재청은 11월 4일과 16일 현지조사 후 ‘기록관리 이전 보존 후 공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며, 2023년 1월 11일 현장에서 매장문화재 보존조치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이전’하는 것으로 결정한 바 있다. 그리고 2023년 1월 18일 진행한 제1차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에서 ‘이전보전’으로 결정했고 발굴한 화석들은 대전에 있는 천연기념물센터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신당리 익룡 발자국
신당리 익룡 발자국

문화재청은 1월 18일 회의록에서 이전보존으로 결정한 까닭을 발자국의 다양성의 가치는 높지만 규모가 작고, 지반이 불안정하며, 급격한 풍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해당 화석의 종합적 가치를 간과한 판단이라는 의견이 있다.

진주문화연구소는 운영위원회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논의한 결과, 집현면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를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 신청할 것을 결정하였다.

첫째, 집현면 백악기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세계 유일한 지질유산으로 희소성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된다.

집현의 화석산지는 최소 8종 이상의 백악기 척추동물 발자국이 나타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발자국 화석산지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화석산지들보다 거의 2배 가까운 동물 다양성을 나타낸다는 점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화석(oldest frog tracks)이며, 개구리가 점프한 가장 오래된 기록에 해당(oldest frog hopping trackways)하여, 개구리 행동 진화 해석에 매우 중요한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2023년 6월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집현 화석 산지의 가치에 대한 학술발표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최근 KBS의 다큐멘터리 ‘히든어스 제3부 공룡의 발걸음으로-한반도 공룡 발자국’에서도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다.

둘째, 세계 최고의 발자국 화석 연구자인 마틴 로클리(Martin Lockley) 교수의 서한 검토 결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하였다.

마틴 로클리 교수는 세계 최고의 발자국 화석 연구자이며, 한국의 발자국 화석을 36년간 연구해 온 전문가이다. 로클리 교수는 진주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의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그는 서한에서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지질유산으로서 매우 중요하며, 한국의 고생물학적 자원 중에서 보석과도 같은 존재로 보존 및 보호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 이어서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가 높은 지질유산적 가치를 가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1) 진주층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집현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진주층을 대표하는 화석산지이다. 2) 화석산지 발자국 화석 보존상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3) 세계적으로 최고의 발자국 화석산지라고 인정받는 화석산지들 중에서 8종류 이상의 서로 다른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된 곳은 없다. 4) 집현 화석산지는 개구리, 거북, 악어, 익룡, 새, 여러 종류의 공룡 발자국과 많은 곤충 보행렬이 발견되며, 세계 최고로 알려진 화석산지들보다 두 배 가까운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하여, 집현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가치있는 화석들이 밀집되어 있고, 이것은 한국 지질학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예시’이며, ‘특히, 진주시의 화석산지들과 함께 세계 유산 등재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셋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회의록에서 화석산지의 중요성이 확인되었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회의록에는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발자국 다양성의 가치가 높으며, 다양한 퇴적구조를 포함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문화재 보존의 제1원칙인 현지보존 후 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였다.

넷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이전보존 결정의 근거 사유가 너무 빈약함을 확인하였다. 회의록에서는 이전보존 결정 근거를 ‘화석산지의 규모, 암반 균열, 암반 미끌림, 풍화 현상, 보존조치로 침해되는 이익’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례를 검토한 결과, 이는 사실과 다름을 확인하였다.

1) 202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천 선전리 백악기 나뭇가지 피복체 산지의 보존 면적은 400㎡이다. 화석산지 면적이 좁다는 것은 전혀 타당성이 없는 주장이다.

2)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 발자국 화석산지는 공사 강행 중 암반 전체가 붕괴되어 대규모 균열이 발생하였다. 현재도 화석산지에는 1m가 넘는 대규모 균열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목공학 기술을 적용하여 화석산지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암반 균열과 미끌림 현상은 토목공학 기술 적용으로 해결가능하다.

3) 천연기념물인 덕명리 공룡‧새 발자국 화석산지,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공룡화석산지, 제주도 사람과 동물 발자국 화석산지 등 많은 화석산지들은 해안가에 위치하기 때문에 파도에 의해 지속적으로 풍화되고 있다.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는 그에 비하면 풍화정도가 매우 미미하다고 비교 판단할 수 있다.

4)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가 현지보존되면, 1013 지방도의 선형이 변경되어야 한다. 2022년 1월 19일 문화재청 매장문화재분과위원회는 ‘광주-강진 간 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발견된 장고형 무덤의 보존방안’을 심의하면서 이를 현지보존하도록 결정한 바가 있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선형을 변경하게 되었다.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은 매장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과는 전혀 다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문화재는 타인이 아니라 우리가 보존하고 적극 활용해야할 시기가 왔다.

진주시는 201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였고, 문화의 다양성과 사회적 포용성이라는 유네스코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정책을 펼쳐왔으며, 진주의 문화자산을 국제화, 산업화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한다. 지질유산은 유네스코에서 담당하는 문화유산과 한 축을 이룬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가능성이 높은 진주의 지질유산은 진주의 또다른 축복이고, 자원이다. 비록 문화재청은 집현면 화석산지를 국가가 지정하는 천연기념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진주시민은 중요한 가치가 있는 화석산지를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함으로써 이를 영구히 보존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 진주의 가치를 높이는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마땅하다고 판단하였다.

진주문화연구소 정경우 이사장은" 위와 같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집현면 개구리 발자국 화석산지를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진주시에 요청하였다."면서“지금까지 진주는 경남의 중심도시였으며, 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로 잘 알려져 왔다. 그런데 진주를 이루고 있는 암석 속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던 과거의 공룡과 익룡 등 다양한 생물들이 존재하였던 흔적들이 아주 풍부하게 남아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보존하고 지키는 것은 진주의 역사, 문화, 경제적 가치는 높일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으며, “진주시 향토문화재위원과 경상남도 문화재위원들은 우리의 자연유산을 지키고 아름답게 가꾸는 마음으로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해 줄 것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kyh701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