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애플페이 출범…페이전쟁은 '글쎄'
"올 것이 왔다" 애플페이 출범…페이전쟁은 '글쎄'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3.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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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몰렸지만, 사용 가능 매장 10% 수준 그쳐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애플페이'가 국내 공식 출범했지만 '페이 전쟁'을 이끌 메기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이폰 유저의 힘입어 출시 2시간 만에 17만명의 가입자가 몰렸지만, 사용이 제한적인 만큼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은 10% 수준이고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애플사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공식 출범했다. 

다만 시장을 뒤흔들 메기효과 자질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우선 현재 애플페이는 현대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한국 첫 파트너사로 서비스 우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라도 아멕스(AMEX), 다이너스(Diners), 유니온페이(UnionPay)로 발급받았다면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다.

또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국내 보급률은 10% 수준이다. 이는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매장이 10% 수준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사는 물론 유통업계 등에서도 자체 페이를 운영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실제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 계열 가맹점은 최근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이마트와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교통카드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한계다. 

실제 애플페이는 티머니, 캐시비와 같은 선불 교통카드 업체와 제휴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교통카드로 이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 수는 15만6000장으로 3분기 11만장 대비 41.82% 급증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21일 오후 10시 기준 애플페이 토큰 발행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라며 "애플팀은 '역대 최고 기록'이라는데 구체적인 의미와 기준은 천천히 살피도록 하겠다"고 게시했다.

서비스 첫날 두 시간 만에 17만명이 몰린 데 이어 첫 당일에만 카드 정보를 등록한 애플페이 기기 수가 100만개를 넘어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브랜드 파워는 강력하지만 편리함을 위한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사용처가 구분된다는 것은 큰 허점"이라며 "대형가맹점은 물론 영세가맹점까지 애플페이 사용 가능 단말기가 보급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연동 등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서 사용할 수 없는 가맹점을 대비한, 교통카드 등을 따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에도 애플페이를 고집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