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건’ 스티븐 리, 보석 석방… 법무부 “가택 연금 상태”
‘론스타 사건’ 스티븐 리, 보석 석방… 법무부 “가택 연금 상태”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3.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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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뒤 차익을 챙긴, 이른바 ‘론스타 사건’의 핵심인물인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미국 국적)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범죄인도 청구 17년만에 미국에서 체포된지 엿새만이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 연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이씨에 대해 보석금 1000만달러(약 130억원)을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결정했다.

또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전자 장비를 부착하고 ‘가택 연금’하는 조건도 부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석결정에 따라 이씨는 불구속 상태로 미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앞서 법무부와 미국 당국은 지난 2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이씨를 검거한 바 있다.

스티븐 리는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다. 그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정관계 로비로 외환은행을 헐값에 사들인 후 거액의 차액을 남기고 되팔았다는 의혹의 핵심인물이다.

검찰은 2006년 ‘론스타 사태’ 수사에 착수했지만 스티븐 리는 이미 2005년 9월 미국으로 도주한 상태였다. 법무부는 2006년 8월 미국 측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다. 검찰은 이씨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스티븐 리는 2017년 이탈리아에서 검거됐지만 국내 송환에는 실패했다. 한국 법무 당국이 체포 사실을 늦게 인지하면서 현지에서 풀려난 뒤였다.

법무부는 지난해 새 지휘부를 구성한 후 론스타 사건 사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월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일본에서 열린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에서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양자회의를 통해 스티븐 리 범죄인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했다.

스티븐 리의 빠른 검거를 위해 실무진은 스티븐 리에 관한 최신 정보가 담긴 자료를 제공했고, 미국 측도 적극 협조하면서 인도 청구 17년만에 검거에 성공하게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보석결정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에서 보석 결정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가택 연금 조건이 있어 사실상 구금 상태로 앞으로 범죄인 인도 절차는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