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모인 '더미래', "분열 조장 시도 거부"… 李 후방 지원
50명 모인 '더미래', "분열 조장 시도 거부"… 李 후방 지원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3.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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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면 과제, 신뢰 회복·혁신·단결"
"10~20%도 당원" vs "親-非 구도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미(美)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미(美)반도체지원법 대응 긴급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책의견·정치행동 그룹 '더좋은미래(더미래)'가 8일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를 두고 당 내홍이 감지되는 가운데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을 당부하며 단일대오를 재차 강조했다.

더미래는 이날 비공개 토론 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민주당의 신뢰 회복,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분열을 조장하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하며, 민주당의 단결을 위해 당내 여러 의견 그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는 앞서 이 대표의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실시했다. 표결 결과 반대 137표로 출석 의원(297명)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지만, 찬성이 139표로 반대표를 앞서며 민주당내에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위태롭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기권은 9표, 무효는 11표였다.

당내 비명계는 표결 이후 다음해 총선을 앞두고 '방탄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전에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당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분리할 것을 주장하며 이 대표에게 '결단', '선당후사' 등 사실상 자진 사퇴를 에둘러 압박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와 많은 의원들이 만나 상당히 많은 얘기들을 했는데, '내가 이번엔 부결표 찍지만 민주당 이대로 가면 큰일 난다. 대표가 결단을 하든지, 리더쉽을 발휘해 달라' 이런 여러 가지 쓴소리도 하고 얘기를 안 한 게 아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당원 중에 '(실질)영장심사 받아서 한번 정면 돌파하자', '선당후사하자' 이런 분들이 10%, 20% 없겠나"며 "그럼 그런 당원들은 묻혀야 하나. 그런 당원들은 당원들 아니냐"고 반발했다.

아울러 "일단 큰 방향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고 국민의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면서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으로 가면 안 되고, 민주당을 위한 이재명이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와 달리 당 지도부와 친명계는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부결'로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의원총회 등 충분한 의견 수렴 과정 당시에는 별 다른 말이 없다가 표결에서 이견을 나타낸 건 잘못됐다고 반발하며 불협화음을 빚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사퇴 요구를 10명이 했는데 사퇴 반대를 100명이 한다면, 그건 사퇴를 해야 하나"며 "그런 의견을 지나친 갈등 과정보다는 뭐가 잘못됐고, 뭐를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그렇게 하시는 방식은 분명히 친명, 비명 구도를 만들고 싶겠지만 그렇게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고 받아쳤다.

더미래는 "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한다"면서도 "검찰독재정권의 민주당 탄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불신으로 당이 분열위기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민주당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친명계와 유사한 논조를 폈다.

또 "우리는 단합된 힘으로 '50억 클럽 특검' 등을 신속히 처리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중심 정당,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강한 야당으로 재정비할 거다"고 덧붙였다.

더미래가 현역 의원 50여 명이 소속된 당내 최대 규모의 연구 모임인 만큼, 이들의 입장문 발표가 당론의 중심이 돼 이 대표에게 무게를 실어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소속 의원은 강훈식, 고영인, 권인숙, 기동민, 김경만, 김성주, 김성환, 김승남, 김영배, 김영호, 김용민, 김원이, 남인순, 도종환, 민병덕, 박완주, 박홍근, 백혜련, 서동용, 송갑석, 신동근, 신정훈, 안호영, 오기형, 오영훈, 우상호, 우원식, 윤관석, 윤미향, 윤영덕, 이동주, 이수진(비례), 이용빈, 이용선, 이인영, 이재정, 이학영, 이해식, 정춘숙, 정필모, 조승래, 조오섭, 진선미, 진성준, 천준호, 최기상, 한준호, 허영, 홍익표, 홍정민 의원(가나다 순) 등이다.

이중 권인숙·한준호·홍정민 의원 등은 이재명 대선후보 시절 대선 캠프에서 일했고, 김성환·박홍근·이수진(비례)·천주호 의원 등은 당직을 맡고 있다. 김용민 의원은 '처럼회' 소속으로 친명 대표주자로 꼽히며, 나주시장으로 자치단체장을 지냈단 공통점을 지닌 신정훈 의원 역시 단일대오에 무게를 싣는다는 전언이다. 백혜련·정춘숙 의원 등도 경기 지역구 의원으로 경기지사를 지낸 이 대표와 원만한 관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더미래는 오는 15일 오후 3시 이 같은 입장 공유와 당 진로 논의를 위해 이 대표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