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 내홍 격화… '이재명 리더십' 5월 분수령
野, 당 내홍 격화… '이재명 리더십' 5월 분수령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3.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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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明 "찬성-무효표 조직적 움직임" vs 非明 "전화 받았지만 통상적 답변일 뿐"
친명계, "비명계, 당대표 사퇴 요구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자 실력행사"
5월 원내대표 선거 예정… 당 내부선 "적어도 '범친명' 후보 당선돼야" 분위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서울광장 동편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서울광장 동편에서 열린 '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후 당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당 지도부는 단일대오를 거듭 강조하지만, 사실상 비명(非明)계의 움직임이 감지된 이상 이전처럼 하나된 목소리로 이 대표를 비호하기는 어려울 거란 시각도 나온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었다. 이날 모두발언을 한 이들은 박 원내대표, 김성환 정책위의장, 강득구 정순신 인사참사 진상조사단장,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이 대표 관련 발언을 한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정치 탄압' 등을 강조해 온 지난 행보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지만 당내 이상기류가 드러난 만큼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물밑에서 당론을 수렴하는 기간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와 비명계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해 각각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프로그램에서 "내게 전화가 와서 '(평소) 반대하다가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하냐. 무효표라도 좀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고 밝혔다.

친명계의 주장처럼 '기획적 움직임'까지는 아니어도 일부 의원들 사이 의견 교류를 통해 일종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도는 있었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런 권유는 법안 심사 때에도 있는 통상적인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프로그램에서 "복수 의원을 통해 확인한 내용인데, 여러 명의 의원들이 표 관련해 무효나 가결 이런 표를 나눠서 해 달라는 전화를 적게는 한 통화에서 많게는 세 통화를 받았다고 했다"며 "의원 몇몇이 자발적으로 생각해서 한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표를 만든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설훈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대표직 사퇴를 권유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표결을 통해 실력 행사를 했단 지적이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오는 5월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현 박홍근 원내대표는 친명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당내 분열을 우려, 친명계 의원에게 출마를 자중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명'이 아니더라도 적어도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범친명' 후보가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 그러나 다음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명계가 약진할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당내 입지는 당연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지난 원내대표 선거를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 투표를 채택했다. 별도의 입후보 없이 169명 의원 전원을 후보로 무기명투표를 진행하고, 10% 이상 득표자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실시한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투표를 열어 선출하는 방식이다. 의원들이 선출한다는 점에 주목했을 때, 친명과 비명 간 당내 분열은 원내대표 선거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