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 사망 4만명 ‘육박’… 생존자도 ‘2차 재난’ 위기
튀르키예 지진 사망 4만명 ‘육박’… 생존자도 ‘2차 재난’ 위기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3.02.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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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구조활동 종료, 생존자 지원 전환… 시리아서만 530만명 거처 잃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만명에 육박했다. ‘72시간 골든타임’이 훌쩍 지나 지진 발생 후 일주일이 흘렀지만 기적같은 생환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지역에서는 구조활동을 종료하고 생존자 지원으로의 전환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 사망자가 3만1643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연합뉴스가 AP통신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에서 최소 5714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양국의 사망자수는 3만7000명 이상이다.

이번 지진은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자연재해다. 5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낸 재난은 2005년 파키스탄 대지진(7만3000명)으로 기록됐다.

본진 발생 시점인 지난 6일 이후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지만 곳곳에서 기적같은 구조소식이 이어졌다.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10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3시간 만에 구조됐고, 남부 하타이주 마을에서는 13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예·오만 구조팀은 안타키야에서 매몰된 지 176시간이 지난 여성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가지안테프주의 마을 이슬라히예에서 40대 여성이 매몰 170시간 만에 바깥 공기를 맡게 됐다.

한국 긴급구호대의 활약도 이어지고 있다. 구호대는 이날까지 8명의 생존자를 구조하고 시신 18구를 수습했다.

기적같은 소식에도 구조 활동은 점점 중단하는 분위기다. 사고 이후 시간이 많이 흘러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진 탓이다. 무엇보다 현지 밤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지며 생존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카흐라만마라슈의 7개 지역에서 구조 작업이 종료됐다. 매몰자 구출보다는 생존자들에 대한 후속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생존자들은 부서진 콘크리트 더미에서 암흑의 시간을 버티고 살아나왔지만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추운 날씨는 물론 배고픔과 식수부족, 열악한 위생으로 인한 피부병의 위기에도 놓여있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는 성인들에게 전염성이 무척 강한 피부병인 ‘옴’이 발병하고 어린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리아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유엔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530만명이 거처를 잃었고 20만명이 피해 지역을 떠났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은 구호의 손길조차 제대로 닿지 않고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소통 담당관인 에바 하인스는 “시리아인 절반 이상이 안전하지 않은, 대안적 물 공급원에 의존하기에 콜레라 같은 수인성 급성 전염병에 더욱 취약하다”며 주민들의 건강을 우려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