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격랑 속 무한 공방… "野 음모론" vs "李 악마화" 
'사법 리스크' 격랑 속 무한 공방… "野 음모론" vs "李 악마화"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1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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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李, 왜 양심 속이나" "선택적 기억상실"
野 "물타기용 정치 수사 쇼"… 李 '묵묵부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계자로 지목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귀국 등 이 대표가 휩싸인 '사법 리스크'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탄 가운데 이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주변 인물들을 보면 여당 대권 후보였고, 현재 제1야당 대표가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아무 죄가 없다는 김 전 회장은 왜 해외로 도피했나. 이 대표 주변 사람들이 왜 세상을 떴나. (이 대표는) 왜 그들을 모른다고 양심을 속이나"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비리를 덮기 위해 정치 탄압, 정치 검찰이라고 비난하지만 조폭과 손을 잡고 토착 세력과 검은 거래를 했던 부정 비리 의혹은 덮을 수가 없다"고 쏘아붙였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이 대표가 보기 드물게 예민한 표정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니 '총구를 밖으로 돌려라'고 짜증을 낸다"며 "(이 대표는) 방탄과 개헌론으로도 부족해 '김성태를 알지 못한다'는 선택적 기억상실로 방어막을 친다"고 꼬집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이 제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민주당은 말이 많다"며 "검찰이 이 대표 검찰 소환에 맞춰 체포했다는 둥, 김 전 회장의 신병을 미리 확보해놓고 때를 기다렸다 발표했다느니 온갖 음모론을 들이민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가 연루된 범죄 의혹이 워낙 많다 보니 '검찰'이나 '수사'와 같은 단어만 보이면 깜짝 놀라 과민 반응을 하는 건가"라면서"이 대표는 쌍방울 그룹 관련 의혹에도 성실히 수사에 임해야 한다.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하지 않았나"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악마화"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찰이 이 대표에게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대한 소환 조사를 요구한 걸 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노골적인 당권 장악 시도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으로 여론이 나빠지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부랴부랴 물타기용 정치 수사 쇼에 나선 것"이라면서 "이번 설 밥상에 윤석열 정권의 치부와 실정이 올라올까 봐 전전긍긍하며 야당 대표 망신 주기를 넘어 악마화에 여념 없는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청래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찰이) 이재명 악마화, 이재명 흑화를 시키기 위해서 지금 답정너 기소, 이런 거 하는 거 아니냐"며 "검찰은 '뭔가를 보여드리겠다' 이렇게 벼르고 있는데 뭔가 없다"고 받아쳤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대표는 다시 정중동 태세로 들어갔다. 지난 소환 조사 당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걸 계기로 '사법 리스크가 아닌 검찰 리스크' 등 반격에 나섰지만 검찰의 수사 강도가 높아지자 다시 자세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정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할 거냐'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