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 당대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가운데 선거 지형이 '친윤' 대 '반윤' 구도로 굳어가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친윤' 후보는 김기현 의원, '반윤'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이다. 두 사람을 주축으로 날 선 언사들이 오가며 전당대회가 후보 등록 전부터 과열됐단 평가가 나온다.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기후대사 자리에서 해임한 데 대해 "대통령실 얘기를 들어보면 '중요한 자리를 맡겼더니 본인이 당대표로 나가기 위해 위원회 정책을 내세워 본인의 선거운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불쾌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헝가리 제도를 본 떠 출산 시 대출금을 탕감해 주는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실명 브리핑으로 즉각 반발에 나서는 등 이례적인 대처에 나섰단 평가를 받는다.
일련의 논란으로 나 전 의원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윤 대통령은 '사표 수리'가 아닌 사실상 경질 형태의 '해임' 형태로 맞대응하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당내 친윤 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같은 양립 구도가 형성됐다.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 전 의원의) 이 며칠 사이 행보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면 출마 의지는 명확해 보이지 않나"라며 "다만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외국에 나가 있는 기간에 어떤 의사를 밝히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생각해 윤 대통령) 귀국 후 의사를 밝힐 걸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할 때부터 출마 의지가 굉장히 컸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로 김 의원을 전폭 지지하며 나 전 의원에게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라'고 맹비판한 장제원 의원을 향해서는 "말조심을 해야 한다"면서 "나 전 의원이 한참 선배고,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단 분이 이렇게 전면에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건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또 "나 전 의원이 계속 독보적으로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하고, 김 의원은 뜨지 않으니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해서 여러 진윤 의원들이 나서 공격하는데 부작용이 더 크다"며 "'대통령의 뜻을 곡해하고 있다'고 보는 당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수도권 출마론'을 주장하는 안윤(안철수·윤상현)연대와 합류, 반윤연대를 꾸릴 수도 있다고 관측하는 가운데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사이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에 대해 "단일화는 3당일 때 얘기"라며 "지금은 거대 양당 중에 한 쪽에 속해 있고,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는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 그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리 방탄 대오에 맞서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목표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 그 일은 각 후보와 후보를 돕는 분들의 몫"이라며"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반목과 갈등이 아닌 화합의 국민의힘을 보여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