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당권 도전을 고심하는 가운데, 친윤계의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 나아가 '친윤' 대 '반윤'간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나 전 의원은 15일 SNS에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된다"면서 "제2의 '진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힐난했다.
제2의 진박감별사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비판을 쏟아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성공적 국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중재, 조정과 이해가 필수다. 그래서 참모들의 융통성과 유연함이 중요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진정한 성공에 누가 보탬이 되고, 누가 부담이 되는 지는 이미 잘 나와 있다. 당원과 국민들도 분명히 그 '팩트'를 알게 되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다시 빼앗겨서야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 자신이 공천 파동의 가장 큰 피해자였다. 우리 당의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저는 '제2의 진박감별사'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응수했다.
장 의원은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지든 말든, 윤석열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 대표가 돼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돼야겠어' 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면서 "지금 우리당의 유일한 지도자는 윤 대통령이다. 오로지, 윤 대통령께서 일할 수 있게 도울 때"라고 강조했다.
또 장 의원은 마키아벨리의 '개인의 욕망이 전체의 이익에 해가 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는 어구를 인용하며 나 전 의원을 향해 "대의명분 앞에 개인의 욕망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그간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통하는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반윤의 우두머리', '당에 분탕질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저격해왔다.
싸움이 격화되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등은 수습에 나섰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대표 출마자들과 당원들을 향해 '친윤'이나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 것을 요청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친윤석열계' '반 윤석열계'라는 계파가 있을 수 있냐"며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뛴 우리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안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잠행을 이어가던 나 전 의원은 이날 낮 서울 동작구 소재 성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조금 더 당원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을 돕는 실무진은 나 의원 측 각종 입장 자료를 쏟아지는 대언론 창구인 메신저 단체 대화방을 개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