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의장, “‘의안 자동상정제도’도입” 거듭 강조
김형오 국회의장은 4일 “의장 취임 후 직권상정 ‘압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바로 나 김형오였을 것”이라면서 국회가 직권상정에 의존하지 않도록 ‘의안 자동상정제도’를 도입하자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국회의장 김형오가 젊은 네티즌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내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직권상정 압력’에 대해 “다수당이 되어 이것도 하나 처리 못하느냐, 언제까지 야당에게 끌려가야 하느냐는 식의 ‘압력’”이라며 “단언컨대 그동안의 직권상정은 나의 책임 하에 이뤄졌지 어느 누구의 압력 따위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나의 의장 시절 이루어진 직권상정에 대해서는 언제나 책임지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으며 지금도 변함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최단기간 최다 직권상정 의장’이라는 비판 등을 받아온 데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들어 반박했다.
그는 글에서 “직·권·상·정, 한자로 된 이 용어는 그 뜻풀이에서도 상당히 권위적인 느낌을 준다”면서도 “직권상정은 현재 여당인 한나라당뿐 아니라 지난 세월 여당이었던 민주당(열린우리당)에서도 행해졌던 일종의 극한처방이다.
길이 막혔을 때 뚫는 최후의 비상수단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언론관련법 직권상정에 대해 “야당이 국회의장과 국민 앞에서 합의했던 ‘6월 임시국회 내 표결처리’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처리시한이 20일 이상 지난 7월 22일, 나는 더 이상 타협이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직권상정’을 결심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렇다고 ‘직권상정’을 자주 한 게 잘한 일이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직권상정권을 무조건 절대악으로 몰아붙이는 태도와 시각은 교정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또 “결과적으로 의장의 직권상정은 여당으로 하여금 ‘의장을 굴복시켰다’는 승리감을 갖게 하고, 야당은 ‘의장(직권상정) 때문에 우리가 졌다’는 핑계거리를 갖게 만들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의장은 직권상정 이후, 여·야로부터 감사도 보호도 못 받고 공격과 외면의 대상이 돼왔던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직권상정 자체가 없도록 제도를 고칠 것을 다시 한 번 제안한다”며 “여야가 정치적 대화와 협상이라는 의회민주주의의 기본 룰을 복원하거나, 아니면 국회법을 고쳐 직권상정제도 대신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의안이 회의에 회부되는 ‘의안 자동상정제도’를 도입하자”고 요구했다.
아울러 이같은 자신의 호소를 여야가 지난 1년간 받아들이지 않아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은 부분에 대해 추가 글을 통해 다시 설명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해 그동안 쌓인 불만이 많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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