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10% 오르면 생산자물가 2.0% 상승
임금 10% 오르면 생산자물가 2.0% 상승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2.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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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중간재 비용 동시 상승 시, 기업 한계비용 흡수 여력↓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우리나라 1인당 명목임금이 지난해 이후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도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로자 임금 상승이 주요 원인인데, 임금이 10% 오르면 생산자 물가는 2.0% 뛰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임금상승과 중간재 비용이 동시에 오르면 기업 부담도 확대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5일 한국은행의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전가율 추정(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명목임금은 2020년 상반기 중 팬데믹 영향으로 크게 둔화했다가 2021년1분기 이후에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또 2022년2분기 들어서는 상승세가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대비 높으며, 4분기 이동 평균 기준 증가율 역시 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 2018년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명목임금 증가율을 구체적으로 살피면 2021.1~2022.1분기 중 증가분은 기저효과에 따른 특별급여 증가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2.1분기 명목임금 증가율(전년동기대비 7.2%)의 절반(3.5%)이 특별급여 상승에 기인했다.

2022.2분기부터는 특별급여의 기저효과가 감소하는 가운데 상용직 정액급여가 장기평균을 상당폭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에 대해 견조한(tight) 노동시장,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임금여건 변화를 반영한 기조적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상용직 정액급여는 2013.1~2020.4분기 중 빈일자리율, 기대인플레이션과 정(+)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2021년 이후의 상등도 동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을 나타냈다"라며 "이는 최근 상용직 정액급여의 상승세가 임금 여건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실제 임금과 물가, 실업률과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곡선을 빈일자리율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감염병 확산 직전(2019.4분기) 대비 2022.2분기 상용직 정액급여 증가율을 각각 0.30%포인트(p), 0.45%p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팬데믹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임금 상승은 중간재 수입비용이 동반해 큰 폭 상승함에 따라 생산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임금이 10% 상승하면 제조업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과거 0.1%(서비스업 1.6%)에서 2021년 이후 2.0%(서비스업 3.0%)로 높아졌다"며 "이는 임금과 중간재 비용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기업이 한계비용을 흡수할 여력이 줄어느는 데 주로 기인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