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vs이재명표 예산 대립…여야, 샅바싸움 치열
윤석열표vs이재명표 예산 대립…여야, 샅바싸움 치열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1.2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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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소위 심사 '절반'도 못 와… 법정시한 준수 주목
소(小)소위 넘어가 '깜깜이 예산' 비판 다시 나올까
우원식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예결위 예산안등조정소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5차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 극적 합의하면서 여의도가 '예산 국회' 국면으로 본격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예산안인 만큼, 이를 두고 여야 간 샅바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예결특위에 따르면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는 28일 정무·국토교통·운영위원회 소관부처 예산안에 대한 감액 심사를 진행한다. 

예산안 심사는 감액과 증액이 각각 나뉘어 실시된다. 이들은 당초 감액·증액 심사를 각각 사흘간 거친 뒤 이달 30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방침이었으나 사실상 '절반'도 오지 못한 셈이다. 

예산안 심사는 통상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 뒤 상임위 예비 심사를 거치고, 이후 예결위에 회부돼 여길 넘으면 본회의로 넘어온다. 현재 정체 상황인 만큼 향후 일정도 더뎌질 공산이 크다. 이에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예산안 심사가 늦어진 배경엔 '윤석열표' 예산과 '이재명표' 예산의 대치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 용산 대통령실 이전 등 관련 비용을 거침없이 삭감하는 반면 이재명 대표 관련 정책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민주당은 용산공원 조성지원 예산을 정부안 303억8000만원에서 절반 이상 내린 138억7000만원으로 단독 의결했다. 윤 대통령 대선 공약과 관련 있는 분양주택 예산도 1조1393억원 깎았다. 이와 달리 이 대표가 필요성을 주지해 온 공공임대주택 예산 5조9409억원은 모두 보존했다.

다만 앞서 '초헌법적 기관' 논쟁이 인 경찰국 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10% 삭감으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민주당은 이 협의에서 이 대표의 '트레이드 정책'인 지역화폐 예산 증액을 끌어냈다.

정부 여당도 반격했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청사 신축 예산안에 대해 10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정부 반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만일 예결특위 예산소위 단계에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예산은 여야 간사 간 협의체인 '소(小)소위'로 넘겨져 처리된다. 이 회의에서는 예결특위 간사, 기획재정부 등이 참석해 예산안 증·감액 규모를 최종 확정한다. 그러나 예산소위와 달리 법적 근거가 없고, 회의 내용이 외부에 모두 비공개 처리되며 '깜깜이 예산'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이번 예산안 심사 처리가 소소위 단계에서 실시될 경우 이런 지적이 다시 제기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