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호영 끌어안기'… 당내 불협화음 조율
與, '주호영 끌어안기'… 당내 불협화음 조율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1.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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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주 원내 '포옹 격려'… 단일대오 주문
'공개 비판'하던 윤핵관… '尹心' 따라 톤다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등 굵직한 정치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파열음을 봉합하고 내부 결속력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가장 급선무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입지 회복이다. 주 원내대표는 최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 여러 가지 안건을 두고 야당과 줄다리기를 거듭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당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돼 당내 장악력이 약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협상 과정에서 당초 여당은 '선(先) 수사 후(後) 국정조사'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수사가 완료된 후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단 뜻이다. 하지만 여야 간 협상을 거치면서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로 선회했다. 

하지만 당내 일부 강경파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 주 원내대표를 에둘러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실 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수석비서관을 퇴장시킨 것도 논란됐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당시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랑 통화했는데 (주 원내대표가 두 수석을 퇴장한 데 대해) 부글부글하더라. 우리 당원들이 모욕감을 느낀 것 아니냐, 그런 감정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주 원내대표에게 원내지도부를 한 번 더 준 건 오로지 정기국회를 잘 돌파하고,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고, 자존심을 지키면서 성과를 내자, 그래서 경륜이 필요하단 것 아니겠나. 지금 드러난 걸 보면 좀 걱정된다"고 공개 비판했다.

일련의 상황으로 인해 당 안팎에서는 주 원내대표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사이 미묘한 기류가 형성됐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주 원내대표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우호적이다. 5선으로 당내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일 뿐 아니라, 한 차례 원내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는 것도 야당과 협상에 있어 유리하게 적용할 공산이 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사실 여당 내에서 협상력은 (주 원내대표가) 제일 높다"며 "제일 무난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도 주 원내대표에게 호응하며 당내 '윤핵관'들에게 화합의 신호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여당 지도부와 만찬에서 주 원내대표의 어깨를 두드리고 포옹하며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격려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후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익을 향한 국정운영 방향을 소개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대위원들의 협조 및 지원을 당부했다"면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이 각종 현안을 앞둔 만큼 주 원내대표를 띄워 당내 화합을 도모하고 당이 단일대오로 움직이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돌입 후 약 70여 일 만에 처음 열렸다. 만찬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를 비롯해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비대위원 6명 등 총 14명이 참석했으며 김건희 여사는 동석하지 않았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