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기업경기, 26개월 만에 '최저'…고물가·고금리 겹겹 악재
12월 기업경기, 26개월 만에 '최저'…고물가·고금리 겹겹 악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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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 '85.4' 전망…4분기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
원자력‧조선기자재만 '호조'…비금속·석유화학 하락폭 가장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12월 기업경기가 2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4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18년 이후 최저다. 고물가·고금리에 글로벌 경기 위축이 겹치며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2월 전망치는 85.4를 기록했다. 앞서 가장 최저치 전망은 2020년 10월 기록했던 84.6이다. 올해 4월 99.1을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특히 올해 4분기 기준 BSI 전망치는 87.2를 기록했다. 이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 2008년 4분기 67.9를 기록한 이후 최저다.

12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83.8)과 비제조업(87.3) 모두 올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은 원자력과 조선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7.6)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반면 나머지 제조업 세부 업종은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특히 비금속(73.3), 석유·화학(71.0)이 각각 전월 대비 14.9포인트(p), 11.8p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전자·통신(84.2)은 전월 대비 5.8p 하락하며 뒤따랐다.

전경련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이 3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1개월 만에 처음”이라며 “한국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자·전기 산업의 부정적 전망은 국내 수출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제조업 업종 중에서는 주택 매수 심리 위축 영향으로 건설이 가장 부진했다. 12월 건설 BSI 전망치는 74.4로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 5월 66.7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다. 건설은 분양시장 침체, 건설 원가 상승, 자금조달 어려움의 삼중고로 전월 대비 낙폭이 13.4p로 컸다.

12월 조사 부문별 BSI는 △자금사정 86.8 △채산성 88.5 △투자 89.6 △내수 91.8 △수출 92.6 △고용 97.3 △재고 103.6로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보였다. 이로써 지난 10월부터 3개월 연속 모든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금사정은 기준금리 인상과 단기자금시장 경색 등 영향으로 가장 부진했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해 부정적 답변으로 분류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국내·외 경기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 재고 증가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금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에 계류된 정부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