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브론 의료기관 방문… 환아 집 직접 방문하기도
野 원로 박지원 "대통령 안 보이고 김 여사만 보여"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 동행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한-캄보디아 보건협력을 상징하는 병원들을 방문하는 등 활발한 '영부인 외교'를 펼쳐 화제가 되고 있다.
먼저 김 여사는 지난 11일 헤브론 의료원에 방문해 이곳에서 심장수술을 받고 일상적응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청소년들을 만났다.
헤브론 의료원은 지난 2007년 김우정 원장 등 한국인 의사들이 세운 의료시설이다.
이곳에서 김 여사는 "헤브론 의료원 이야기를 접하고 감동한 윤 대통령이 와보고 싶어했다"면서 "희망의 장소이자 꿈의 장소"라 강조했다.
또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된 앙두엉 병원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을 만나 위로했다.
12일에는 예정돼 있던 일정을 취소하고, 전날 헤브론 병원에서 만나려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만나지 못했던 소년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14살인 이 소년은 지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았지만 추가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다 최근에 뇌수술까지 받았고, 가족은 생활고를 겪고 있다고 한다.
이 소년을 만난 김 여사는 "잘 이겨낼 수 있지?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며 질환을 잘 이겨내 달라고 격려하며 다른 가족들도 위로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당초 캄보디아 측이 각국 정상의 배우자를 위해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 방문 일정을 기획했으나, 김 여사는 이 일정에 참여하는 대신 소년의 집에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동은 전날 김 여사가 헤브론 의료원을 방문했을 때 심장병 수술을 받은 아동들과 함께 김여사를 만나고 싶어했지만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오지 못했고, 이 사연을 들은 김 여사가 배우자프로그램으로 정해져 있던 앙코르와트 사원 방문 대신 해당 아동을 만나기로 했다고 한다.
아동이 몸이 불편한 점을 고려, 아동 집을 찾아간 것이다.
같은날 김 여사는 캄보디아 친환경 업사이클링 가방·액세서리 제조 업체 '스마테리아(SMATERIA)'도 방문했다. 이 업체는 여성 근로자의 경력 단절을 막고 일자리를 지원하기 위해 보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보육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살펴보고 국내 기업 등에 벤치마킹 할 수 있을 지를 보기 위한 행보라는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김 여사의 행보에 대해 야권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통령은 안 보이고 김건희 여사만 보였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잘하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안 하셔야 한다. 발리 G20정상회의에서는 대통령만 보이시면 좋겠다. 꼬옥(꼭) 성공하시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 외에도 전날 오후 한국에서 34년 만에 태어난 다섯쌍둥이 첫 생일을 맞아 가족에게 축하 손편지와 함께 원목 장난감, 대통령 명의 시계를 선물했다.
출국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중상을 입은 한 병사가 입원 중인 이대목동병원을 지난 2일에 이어 다시 찾아 가족을 위로했다. 이 병사가 끝내 회복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한다는 소식에 병원을 다시 찾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