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종희 탄생 100주년 기념식…빙그레 김호연은 없었다
한화, 김종희 탄생 100주년 기념식…빙그레 김호연은 없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1.10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념행사 장남 김승연 회장 비롯 한화가 '총출동'
'서먹한 사이' 차남 김호연, 해외 출장 이유 불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열린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이성은 기자]

한화그룹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창업주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오는 12일은 김종희 회장이 태어난 지 100년 되는 날이다. 이날 기념식에서 김종희 회장의 장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차남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재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희 회장은 한화의 전신인 한국화약의 창업주다. 사업보국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화약산업에 투신, 다이너마이트 국산화를 통해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국가의 재건에 앞장섰다. 그는 이러한 공로로 ‘한국의 노벨’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또 그는 기간산업에 매진해 한국이 중공업을 중심으로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는 초석을 마련한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김종희 회장은 육영사업가로서 북일고등학교를 세웠고 민간외교관으로는 미국, 그리스 등과 돈독한 외교관계를 쌓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김종희 회장 100주년 기념사업을 위해 구성된 현암탄생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가 이날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는 비공개로 개최됐다.

‘불꽃, 더 큰 빛이 되다’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기념식은 기념영상 상영, 그룹 원로의 회고사와 기념서적 헌정에 이은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또 삶과 업적을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재구성한 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선대회장의 사업보국 정신과 도전정신을 집중 재조명했다.

오는 11일 출간될 기념서적 ‘불꽃, 더 큰 빛으로’는 김종희 회장의 일대기를 사업가 측면과 경영철학,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간적 면모로 나눠 서술한다. 한화그룹 발전사와 한국 산업의 역사를 함께 조망하며 사업 목적, 기업가의 소명을 담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승연 회장과 그의 세 아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모두 참석했다. 특히 김 회장은 주변 직원들 부축 없이 차량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서는 등 건강한 모습을 보여 일각에서 제기된 건강 이상설을 일축시켰다. 그룹 원로와 주요 계열사 대표, 신임 임원을 비롯한 내·외빈 250여명도 자리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빙그레]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빙그레]

하지만 김종희 회장의 차남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행사에 불참했다. 당초 한화는 빙그레 측에 행사 일정을 전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김호연 회장의 행사 참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김승연·김호연 회장은 형제지간이지만 아버지 사후 앙금으로 갈라섰다. 형제간 재산 다툼으로 법정 소송까지 진행돼 상호 비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형제는 모친 생신을 계기로 화해했지만 한화와 빙그레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돼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두 형제는 자녀 결혼식, 장례식 등 가족 행사 중에도 큰 행사가 아니면 서로 만나지 않았을 정도로 서먹해졌다.

김승연 회장은 기념식에서 “현암 회장님의 불굴의 도전과 선구자적 혜안이 있었기에 세계 속에 우뚝 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다”며 “내일을 위한 지혜와 용기를 얻고 모두가 가슴 속에 저마다의 불꽃을 담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