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드림' 국내 바이오기업, 생산기지 확충 '속도전'
'아메리카 드림' 국내 바이오기업, 생산기지 확충 '속도전'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11.0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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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현지화 선두, 롯데 공장 인수, 삼성·셀트리온 가능성 존재
미국 바이오 기업 CBM이 입주해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위치한 디스커버리랩.[사진=SK(주)}
미국 바이오 기업 CBM이 입주해 있는 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위치한 디스커버리랩.[사진=SK(주)}

SK에 이어 롯데가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충한다. LG는 미국 바이오벤처를 인수한다. 삼성과 셀트리온의 현지 제조기반 구축 가능성도 대두된다. 특히 미국 정부의 ‘바이오 자국우선주의’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현지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들은 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등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 기반을 다진다.

미국 정부가 올해 9월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현지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명령은 미국에서 발명·개발된 바이오기술 기반 혁신 제품·서비스를 미국 내에서만 생산되도록 지원한다는 게 골자다. 현지 기업 대비 불이익을 줄이려면 현지 생산시설 보유가 전제조건이 됐다.

SK팜테코는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본사를 뒀다. 경영진도 현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SK팜테코는 지속적인 인수합병(M&A)로 펜실베이니아·텍사스·버지니아 등 미국에만 총 3곳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또 현재 2대 주주로 돼 있는 미국 CBM 지분 추가 인수로 경영권을 얻어 미국 내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생산거점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CBM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전 과정에 핵심 연구개발 역량을 보유한 현지 바이오 기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월 BMS(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미국 뉴욕 시러큐스 소재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와 함께 공식 출범한 기업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7월 미국 델라웨어에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BMS 출신 박사를 법인장으로 선임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연내 딜 클로징을 목표로 현재 시러큐스 공장 인수 후 마무리 작업(PMI)을 진행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에 더해 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지역의 생산 공장 인수 기회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미국 바이오벤처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다고 올해 10월 밝혔다. 인수완료까지는 3~6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아베오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벤처로 영업·마케팅·임상·허가 인력들로 조직이 구성됐다. 특히 아베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장암 치료신약인 ‘포티브다’를 보유했으며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됐다. 아베오의 의약품은 현지 CMO(위탁생산)를 하는 만큼 개발부터 생산까지 미국에서 이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미국에 생산거점을 확충하는 것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거점 구축은 의약품 생산량 확대는 물론 현지 기업과의 교류 활성화, 장기적으로 배송비 절감 등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미국 생산기지 확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최근 한 미국 의약품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외 국가의 공장 확장 목표와 함께 미국 공장 설립에 대해 언급했다. 존림 대표는 “적절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단독으로 건설할 수도 있고 (공장을) 인수할 수도 있다”며 “미국의 몇몇 지역을 조사한 적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정부 행정명령 발표 당시 낸 입장문에서 “그룹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 내 직접 생산시설 확보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