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폴란드 첫 원전 사업자 선정서 고배… '안이한 전략' 지적
韓, 폴란드 첫 원전 사업자 선정서 고배… '안이한 전략' 지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2.10.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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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폴란드의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 1단계 사업자에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선정되면서 수주 경쟁을 했던 한국이 고배를 마시게 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국의 400억달러 규모 원전 프로젝트에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는 6~9GW(기가와트) 규모의 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이 뛰어들어 내 수주전을 벌였다. 

한국은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에 공을 들였지만 에너지 안보를 들며 폴란드설득에 나선 미국을 제치지 못했다.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이 수주를 위해 폴란드 총리와의 회담하는 등 총력을 펼쳤다. 

폴란드는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며 안보 키워드를 내건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수주 실패로 윤석열 정부가 폴란드 원전 사업을 포함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웨스팅하우스는 1979년 미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지지부진했다. 한국은 기술력 면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았다. 

기술 우위에도 전략 부재로 수주를 미국에 내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을 견제하려고 21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한국전력과 한수원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소송을 냈다. 차세대 원전 APR1400에 자사 기술이 사용됐다는 취지다. 

이 소송건을 정부와 한전, 한수원 모두 현지매체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전략이 안이했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가 원전 목표를 일찌감치 정했던 만큼 민관이 더 촘촘한 전략을 세워야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폴란드 원전 1단계 사업은 미국에 내줬지만 2단계 사업에서는 한미 원자력 협정에따라 한수원이 공조한다. 

한수원은 31일 서울에서 폴란드전력공사(PDE),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부지에 원전을 짓는 2단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할 예정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