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 '패싱' 대통령실에 사의 표명… 인사갈등설 '솔솔'
박지원 "尹 김규현 손 들어주자 사임"… 국정원 "사실무근"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조상준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전날 면직처리된 것과 관련, "일신상의 이유가 공개하기는 좀 그렇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조 전 실장의 면직 사유에 대해 "공적인 것이라면 말씀을 드리겠지만, 개인적인 문제"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정원 기조실장이) 중요한 직책이기 때문에 계속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는 게 맞지 않겠다고 해서 사의를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조 전 실장은 지난 25일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하고 하루 뒤인 26일 면직 처리됐다.
윤 대통령의 검찰 내 최측근으로 꼽혀 온 조 전 실장이 정부 출범 6개월도 안된 시점에서 돌연 사직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직속상관인 김규현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용산 대통령실에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을 두고 김 원장과의 '인사 갈등설'이 배경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대통령의 인사는 결국 망사였다. 국정원에서부터 참사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 2, 3급 인사를 해야 하는데, 조 전 실장이 자신의 안을 청와대(대통령실)로 올렸다고 한다. 그런데 해외에 나갔다 온 김규현 원장이 보니 자기 생각대로 안 돼서 다시 올린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 고심하다가 그래도 국정원장의 손을 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조 전 실장이 국정원장을 건너뛰고 인사안을 제출하자, 국정원장이 별도의 인사안을 제출하면서 '인사 알력'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주장이다.
다만 국정원은 이 같은 '설'들에 대해 "조 전 실장의 면직 배경에 대한 억측이 많아 사실관계를 알린다. 본인의 건강 문제 등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 전 실장 사직 배경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내부 인사 갈등설 등 각종 소문을 보도한 데 대해 전혀 사실무근임을 밝힌다"고 일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후임 인선에 대해 "원래 기조실장 후보도 있었고 필요한 공직 후보자들에 대해선 검증을 해놨기 때문에 업무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후임 기조실장으로는 김남우(53·사법연수원 28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