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성 예금증서 발행, 기준금리 인상에 1년간 60% 넘게 증가
양도성 예금증서 발행, 기준금리 인상에 1년간 60% 넘게 증가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0.2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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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물 CD 금리, 1월 3일 1.30% → 10월20일 3.85%…2.55%p↑
하나은행의 외화 양도성 예금증서 견본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의 외화 양도성 예금증서 견본. 일반적인 예금증서와 다르게 양도성 예금증서는 예금주가 기재되지 않아(무기명) 누구나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사진=하나은행)

시중에서 발행이 줄었던 양도성 예금증서가 최근 다시 발행이 늘고 있는 모양새다. 기준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려 은행권이 발행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양도성 예금증서(Certificate of Deposit·CD) 평균잔액은 31조39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평균잔액(25조8181억원)보다 5조5731억원(21.5%)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년 전인 2021년 8월 말 평균잔액(18조7959억원)과 비교하면 12조5953억원(67%)이나 늘었다.

CD는 말 그대로 풀이하면 '양도할 수 있는 예금에 대한 증서'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금융 소비자가 예금을 할 경우 금융실명제 원칙에 따라 예금주의 이름이 기재돼야 한다. 이 때문에 예금주 외에는 이를 양도할 수 없다.

하지만 CD는 무기명으로 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고, 이에 따라 누구나 사고 팔 수 있다. 

보통 은행이 단기적으로 자금을 확충할 때 CD를 통해 마련한다. 예금증서에는 구매자의 이름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대신 만기지급액과 만기일, 기간 등이 적혀 있다. 만기일이 지나면 해당 증서 소유자가 누구든지 은행에서 증서에 표시된 금액을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돈 거래 시 주고받는 차용증과 같은 효력이 있다.

다만 차용증은 빌린 원금과 함께 갚을 때 추가로 지불해야 할 이자를 별도로 기재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CD는 표시된 만기 지급액만 상환하고, 대신 매매 시 이자율(수익률)을 뺀 금액으로 거래한다. 

일반 예금과 다른 점은 보통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으로 5000만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CD는 별다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또금액은 보통 500~1000만원부터 시작되며, 예치기간(만기일)은 1달에서 1년까지 비교적 단기간이다. 주로 시장에서는 3개월 기준 CD금리가 많이 사용되는데, CD 금리가 높을수록 현재 시장의 단기 현금흐름은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000년대 3개월물 CD는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나 기업대출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기도 했다. 이에 2009년 말에는 CD 평균잔액이 100조원 안팎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와 함께 2010년 코픽스(COFIX)가 도입돼 현재까지 주담대 기준금리 역할을 하면서 CD 발행 규모는 2020년 9월, 9조60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다만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정상화에 나서고 이에 따라 각종 금융상품 수신금리도 오르며 CD의 이자율(수익률)도 높아져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3개월물 CD금리는 3.85%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보다 0.85%p 높다. 또 지난 1월3일 1.30%와 비교하면 3배 가깝게 상승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CD금리 역시 시장 금리를 따라가는데, 예금자 보호법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더라고 은행이 발행하다 보니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여기에 금리가 오르면서 CD 수익률도 같이 상승해 투자자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도 CD 발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