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없다" 굳건한 윤종원 기업은행장…하마평 '모락모락'
"연임 없다" 굳건한 윤종원 기업은행장…하마평 '모락모락'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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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시작 관료 등 거론 예상…낙하산 인사 반발 거세질 듯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만료 이후 차기 행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유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관료 출신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내부 반발은 거셀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취임한 윤 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2일 종료된다. 

우선 윤 행장의 연임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역대 기업은행장 중에서 연임한 사례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내부에서 이사회를 열어 은행장 후보를 결정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은행장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우선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는 등 이전 정부 인사인 만큼 현 정부의 지명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지만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행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도 전했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 전 원장은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경제‧금융 분야 관료 출신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올해 6월 금감원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정 전 원장은 금융정책‧국제금융 분야에 대한 업무 전문성과 거시경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조율과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문제는 관료 출신 외부인사가 행장으로 올 경우 노조와의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과거 기업은행장 자리는 대부분 금융‧경제 당국 출신 관료가 차지했다. 그러다 2010년 들어 23대 조준희 행장부터 시작해 권선주, 김도진 등 10년간 3대 연속 내부출신 행장들이 발탁됐다.

다만 2020년 관료 출신인 윤 행장이 임명돼 내부출신 행장 승계의 흐름이 끊기면서 기업은행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당시 기업은행 노조는 한 달여 동안 윤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고, 윤 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와 희망퇴직 등 6개 조항에 합의하고 나서야 겨우 본사에 출근할 수 있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윤 행장에 이어 또다시 관료 출신 행장의 선임 가능성이 불거지자 관료 출신 낙하산‧부적격 인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정 전 원장은 금감원을 퇴임하자마자 금융위 산하기관인 보험연구원으로 취직해 논란을 일으켰다”며 “각종 사모펀드를 감시하던 그가 기업은행장이 될 경우 비상식과 이해충돌이 예상되며 주주와 고객, 국민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노조의 반대는 관료‧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발뿐만 아니라, 기업은행의 지방 이전 가능성을 경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국회에서는 기업은행의 지방 이전 추진을 골자로 하는 기업은행법 개정안이 계류됐다.

노조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은 관치금융, 정치금융을 넘어 국책은행 미래 파괴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새 행장은 임기 내내 공공기관을 때려잡는 현 정부에 맞서 기업은행 조직과 직원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