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GM 창원공장, 차세대 CUV 생산 준비 분주
[르포] 한국GM 창원공장, 차세대 CUV 생산 준비 분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10.2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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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도입 설비 시험 가동…시간당 60대 생산 확대
자동화·안전·친환경성 강조…향후 생산 유연성 확보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위이이잉. 위잉. 위이이잉.'

경남 창원시 한국GM 창원공장. 차체를 생산하는 605대의 로봇 팔이 허공을 휘저으며 소음을 내고 있다. 이곳에서 내년부터 생산할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제작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로봇 팔들은 차량이 있다고 가정하고 각자 생산에 필요한 동작과 위치를 연습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GM 출범 20주년 기념식에 맞춰 창원공장을 찾았다.

한국GM 창원공장은 지난 1989년 4월 착공 이후 ‘티코’, ‘다마스’, ‘마티즈’, ‘스파크’ 등 경차만 생산했다. 창원공장에서는 스파크가 단종되고 차세대 CUV를 생산한다. 한국GM은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 신규설비 도입에 9000억원을 투자했다. 신규 도장공장은 지난해 3월 완공됐다. 차체공장은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간 신규 설비 공사를 진행했다. 공장 지붕을 제외한 모든 설비를 새로 들어왔다. 지난 9월23일부터는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시험 가동 중이다.

차체 공장 생산 규모는 과거 시간당 53대에서 현재 60대로 탈바꿈했다. 차세대 CUV 외에도 향후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특히 GM의 최신 설비 표준을 적용해 앞으로 새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 유연성을 지녔다.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한국GM은 설비의 시험 가동 중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품질 지수 목표를 넘어섰다. 공장 투어 설명을 위해 함께한 한국GM 창원공장 차체·프레스 담당 이동호 매니저는 “신제품의 차체 초기 품질은 평균 89.7%”라며 “테스트 보디 품질에서는 75%로 목표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 월등히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산 품질은 85%인데 이 부분도 지금 초과 달성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창원공장은 신규 설비의 자동화와 작업 안전성이 강화됐다.

공장에 들어서자 설비들 사이 통로를 지나며 이 매니저의 설명이 이어졌다. 통로는 성인 남성 5명이 한팔 간격으로 가로로 줄서서 지나가도 될 만한 폭이었다. 이 매니저는 “예전보다 통로 폭을 확보해 지게차로 인한 근로자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약 400미터(m) 길이 차체공장 통로를 걸으며 지켜 본 설비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이곳에 있는 605대 설비 로봇은 자동화 100%다. 로봇을 움직이는 데 사람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셈이다. 이 매니저는 공장의 자동화에도 “근로자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 시간당 53대에서 60대로 생산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설비 간 운송도 자동으로 이뤄진다. 근로자가 수동으로 지게차를 운전해 옮겼던 장비를 자동 가이드 카트(AGC)라는 설비로 옮긴다. AGC는 31대 운용된다. 이 매니저는 “공장 자체에 지게차가 많이 다니면 사람하고 추돌할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많았다”며 “이번에 저런 장비들을 설치를 하며 공장 내 작업자들이 더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체공장을 둘러보는 사이 간혹 빈 공간이 보였다. 차세대 CUV 외에도 앞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새 차종을 생산하기 위한 공간이다. 이 매니저는 “언제든지 설비 투자가 되면 차가 생산될 수 있게끔 미래지향적으로 만든 공장”이라고 말했다.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한국GM 창원 차체공장. [사진=한국GM]

차체 공장에 이어 조립공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도장과 함께 조립이 이뤄진다. 해당 공장은 자동화와 친환경성을 강조해 설계됐다.

조립공장 내부는 차체 공장과 달리 소음이 없었다. 공장을 둘러볼 당시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평소에도 소음이 최소화됐다는 게 공장 관계자 설명이다. 조립 중인 제품을 옮기는 컨베이어가 플라스틱으로 돼 소음을 줄일 수 있었다.

조립공장 설명에는 박종원 한국GM 이사가 나섰다. 박 이사는 “조립공장은 이번에 안쪽 내부를 전부 다 철거를 하고 모든 것을 다 새롭게 설치했다”며 “과거에는 컨베이어가 보통 체인 형태고 윤활유를 쓰는 형태였지만 이 공장의 컨베이어는 모터 구동 방식으로 소음이 전혀 없고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소음, 친환경 외에도 작업자 근로 환경도 개선됐다. 조립공장 컨베이어는 작업자 평균 키에 맞춰 차량 모델별로 작업자가 작업할 차량 모델별 높이를 고려해 자동으로 높이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작업자가 최대한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박 이사는 “한국에서는 최초로 도입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GM 공장 중 처음으로 도입된 설비도 있다.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Error Proofing Platform)이다. 이는 공장 전체에 적용됐다. 해당 설비는 공정 라인마다 있는 기둥에 녹색 램프가 점등될 때만 차량이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도록 한다. 만약 차량 제조 작업에 문제가 발생하면 라인이 자동으로 정지된다.

플라스틱 컨베이어도 특징이다. 플라스틱 컨베이어는 엔진을 옮기는 라인, 검사 라인에 설치됐다. 일반적으로 철로 만들어진 컨베이어 벨트와 달리 플라스틱 설비는 소음이 적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박 이사는 “공장이 상당히 저소음이며 작업자 안전 측면에서 설비 높낮이도 조절되고 윤활유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GM 창원 조립공장. [사진=한국GM]
한국GM 창원 조립공장. [사진=한국GM]

[신아일보] 경남 창원=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