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총리 사임… 성급한 감세안에 최단명 ‘불명예’
리즈 트러스 영국총리 사임… 성급한 감세안에 최단명 ‘불명예’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10.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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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임 발표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사진=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성급하게 내놓은 감세안으로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트러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1시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AP통신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러스 총리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며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성급히 내놓은 감세안이다. 그는 9월 23일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을 충분한 분석 없이 내놓으면서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했고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이 때문에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을 해야했고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감세안을 비판했다.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으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트러스 총리는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후임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는 이르면 24일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러스 총리는 “차기 대표 선거는 다음 주에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선거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가 주관한다. 1922 위원회의 경선규정에 따르면 동료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후보로 등록이 가능하다.

등록요건을 갖춘 후보가 1명일 경우 나머지 절차 없이 당 대표겸 차기 총리가 된다. 2~3명이 경선을 치를 경우 당원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늦어도 28일까지 당선자를 결정한다. 사실상 차기 총리로 꼽히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