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북 도발에 與 일각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까지
잇단 북 도발에 與 일각 '전술핵 재배치' 목소리까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10.1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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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힘으로 보여줘야"… '핵무장론' 등 강경 목소리
박지원 "전술핵 안 될 걸 알면서도 위기 조성하려 말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흘 만에 설립 75주년을 맞은 북한의 엘리트 교육기관 만경대혁명학원을 다시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6일 만경대혁명학원을 다시 찾아 원아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흘 만에 설립 75주년을 맞은 북한의 엘리트 교육기관 만경대혁명학원을 다시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6일 만경대혁명학원을 다시 찾아 원아들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여야가 한 목소리로 북한의 잇단 군사 도발을 비판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한 발 나아가 전술핵 재배치 등 강경 대응을 시사해 주목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북한 도발에 적극 대응을 위해 '북핵위기대응태스크포스(TF)'를 출범, 전열을 정비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김정은의 도발이 점입가경이다. 연일 북한 군용기들이 북방한계선(NLL) 전술조치선을 넘어와서 위협 비행을 하고 있고, 해상 완충 무차별 포격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9.19 (군사)합의 따위 안중에 없단 자세"라고 날 세웠다.

정 비대위원장은 "북한은 작은 일에도 발끈해서 언제든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단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 사용을 공언하면서 펼치고 있는 미치광이 전략의 복사판"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북한 군사 도발에 대한) 대비책은 하나라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을 굳건하게 다지는 일"이라면서 "북한이 무력도발을 강행할 경우 김정은 정권이 붕괴로 이어질 것을 힘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이 전술핵을 사용했을 때 괌과 오키나와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무릅쓰고 과연 미국이 핵무기로 북한에 반격할 수 있겠나"라고 언급한 데 대해 '미국 핵을 우리나라 전투기에 탑재하자는 취지인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태세를 점검하고 갖추고 해나가야 된다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TF 위원장을 맡은 3성 장군 출신 한기호 의원은 "이젠 핵의 위협이 실제로 가시화됐다. 그리고 북한은 이 가시화된 무기체계를 갖고 대한민국 겁박하고 있다"면서 당정 협조에 중심을 두고 제도, 조직, 예산 등 분야에서 미비한 부분을 보강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차기 당권주자들도 북핵 문제에 대해선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김기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북한의 보여주기식 도발과 막말 위협에 전전긍긍하지 말고, 이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다 확실하게 지킬 수 있는 '과감한 자위력 확보'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핵 개발론을 화두에 올렸다. 

조경태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이 참에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핵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혔고,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핵 탑재 미 잠수함 한반도 영해 바깥 상시배치'와 '한미간 핵공유협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같은 군사적 맞대응에 있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핵무장, 전술핵 재배치 이런 건 우리 보수들은 안 될 걸 알면서도 위기 조성하기 위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건 미국이 절대 안 해준다"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북한을 겨냥해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날 세웠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의 신뢰를 훼손하는 모든 형태의 도발 중단을 북한에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북한이 지금 최근 무력 도발을 하고 있다. 한반도의,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거듭 북한의 무력 도발을 강력 규탄한다"고 거듭 꼬집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