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새 기준금리 1.75%p↑…개인·기업 부담 가중
반년 새 기준금리 1.75%p↑…개인·기업 부담 가중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1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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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차례 중 두 차례 '빅스텝'…8%대 주담대 눈앞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선 만큼 대출자(차주)의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에서 3%로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았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금통위는 올해 4월부터 이날까지 열린 다섯 번의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상을 택했다. 다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은,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특히 이 중 두 차례는 빅스텝으로 단행됐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1.25%에서 3%로 1.75%p 뛰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상환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상단이 연 7%를 넘어섰고,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역시 7%대를 목전에 둔 상태다. 이번 금리 인상의 여파로 대출금리는 연내 8%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30일 기준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30∼7.141%다. 은행 주담대 금리가 7%를 돌파한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5.108∼6.810%로 오르며 상단이 7%에 근접했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는 2년 만기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4.260∼6.565% 수준을 기록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가계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경우 다중채무자면서 소득 하위 30% 이내거나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의 평균 연간 이자 부담은 1인당 25만9000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을 제외한 비취약차주는 33만2000원 증가한다.

만약 금통위가 다음 달에도 빅 스텝을 밟아 두 달 만에 기준금리가 1%p 뛴다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13조원으로 급증한다. 취약차주는 연 이자 51만8000원, 비취약차주는 66만4000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전체 대출자에서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3%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열풍 등으로 가계빚이 크게 불어난 상태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은 이전보다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커진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p 높아지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난다. 올해 들어 증가세가 주춤한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꾸준히 늘어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 달에도 추가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을 시사할 수 있으며, 연말 기준금리는 연 3.5%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물가 둔화세가 더딜 경우 국내 기준금리 상단은 4%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