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금융부채 38만가구...'집 팔아도 빚 못 갚아'
고위험 금융부채 38만가구...'집 팔아도 빚 못 갚아'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10.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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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현 의원 "취약차주 등 이자 부담 선제 대응해야"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금융부채를 보유한 38만여 가구는 유사시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처분해도 대출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유력시되면서 고위험 또는 취약 대출자의 이자 부담, 부실 위험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38만1000가구다. 이는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 비중이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69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급등할 경우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 따르면 빅 스텝이 이뤄질 경우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증가한다. 이자 증가분 가운데 3000억원은 취약차주가, 나머지는 비취약차주가 감당할 몫이다.

여기에 10~11월 연속 빅 스텝으로 금리가 1.0%포인트 높아질 경우 두 달 사이 이자는 13조원 급증하게 되며, 취약차주의 이자 증가 폭은 7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차주별 1인당 이자 부담을 살펴보면 빅스텝에 따른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7000원으로, △취약차주 25만9000원 △비취약차주 33만2000원이다.

또 금리가 1.0%포인트 오를 경우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이며 취약차주는 51만8000원으로 늘어난다.

강준현 의원은 “최근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차주, 저소득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달 22일 금융안정보고서를 내고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력, 주요국가 정책금리 인상 기조,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을 잠재적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민간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 그에 따른 금리상승은 대출자의 채무 상환 능력에 부담을 주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