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경제 대국, 가장 불평등한 국가…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없었기 때문”
조성주 정의당 대표후보가 7일 오전 9시2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의 당명 개정을 제안했다. 조 후보가 제안한 새 당명은 ‘사회민주당’이다. 독일 사회민주당은 중도좌파 성향을 띠는 독일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이다.
조 후보는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재창당에 가장 중요한 건 당명 개정”이라면서 “우리당이 이룩한 변화를 시민에게 잘 드러내는 좌표는 사회민주당으로의 당명 개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토마 피케티’의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 중 가장 불평등한 국가이며, 그 이유를 정치에서 찾았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초래한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을 극복할 정치조직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후보는 “한국 진보정치는 솔직하지 못했고, 비겁했다.”고 평했다. 정의당이 ‘사회민주주의’라는 이름을 쓰는 데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사회민주주의를 ‘개량’이라거나, ‘옛것’으로 터부시했던 그동안의 당내 문화를 꼬집은 대목이다. “사회민주주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기본소득’ 같은 팬시한 아이디어부터 찾곤 했다”고도 했다.
조 후보는 사회민주주의의 강점도 강조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유럽연합 (EU) 27개국 중 9개국에서 여전히 집권하고 있”다면서 “이민자와 소수자 혐오로 무장한 우파 포퓰리즘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정당”이 “제조업 국가 독일을 녹색전환의 선도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는 정치세력”이 바로 사회민주당이라는 것이다.
조 후보는 진보당의 조봉암, 사회당의 김철, 정의당의 노회찬 다음은 사회민주당과 자신이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의 국제조직인 ‘사회주의 인터내셔널’에도 가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지국가를 선도하는 정치세력, 노동하는 시민의 정치적 대표자, 경제와 산업에서도 유능한 민주주의자의 모습을 사회민주당”으로 시민의 지지를 받아내겠다는 포부다.
“'자유, 평등, 연대'라는 보편적 상식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겨우 고등학생 그림 하나를 못 견뎌, ‘자유’를 내팽개친 국민의힘, 코스피 5000을 공약하고 1주택자 종부세를 완화해 ‘평등’의 가치를 버린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무너뜨린 양당정치에 맞서겠다는 각오다. 이들과 맞서 정의당이 ‘제3시민’을 대표해 ‘세 번째 권력’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조 후보는 이정미 후보의 ‘안정론’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번 선거를 “이정미 후보의 ‘안정론’과 조성주 후보의 ‘비전론’이 맞붙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지금 정의당이 맞은 위기는 “2017년의 이정미로는 극복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정미 후보는 2017년, 정의당의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조성주 후보는 마지막으로 “비전 없는 안정은 정의당의 조용한 소멸을 불러올 것”이라면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위험한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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