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국민 해외 사건사고 피해자 9.1만명… 2019년 1.6만명 최다
최근 10년간 국민 해외 사건사고 피해자 9.1만명… 2019년 1.6만명 최다
  • 김용만 기자
  • 승인 2022.09.2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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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강도·납치 등 강력범죄 피해 5.2만여 명, 행방불명도 4천 명 넘어
황희 의원 “외교부, 재외공관의 국민보호 특단 대책 마련해야”

필리핀에 거주하던 우리 재외국민 A씨는 20XX년 모월 모일 저녁, 자신이 운영중인 상점에서 강도 용의자 2명에 의해 살해당했다. A씨는 헬멧을 쓰고 침입한 괴한들이 현금 약 1천페소 등을 훔쳐 달아나려고 하자 쫒아가 대항하던 중 괴한에게 총을 맞고 사망했다.

미국에 유학중인 우리 재외국민 B씨는 20XX년 모월 모일 새벽, 음주 후 기숙사로 복귀하였고, 만취한 B씨에게 말을 걸던 외국인 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멕시코에 거주하던 우리 재외국민 C씨는 20XX년 모월 모일 오후, 오토바이를 타고 난입한 3인조 강도에게 권총과 칼로 위협당했다. 폐점 시간에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침입한 강도는 상점에서 보유중이던 현금 일부를 강취하여 도주했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 사건·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91,267명의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사건·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2019년에는 한해에만 1만6335명에 달했다. 이중 살인, 강도, 납치, 강간, 폭행상해, 절도와 같은 강력범죄 피해자는 5만2593명으로 최근 10년간 피해자의 약 57.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민의 해외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그 증가세도 매우 가파르다. 2013년 4967명이던 사건·사고 피해자수는 2019년에 1만6335명으로 6년 만에 무려 3.3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여행객이 줄어들면서 피해자 수도 줄어들었지만, 해외여행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올해는 상반기에 피해가 발생해 다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각 범죄 피해 유형별로는 △절도 4만6312명 △행방불명 4245명 △사기 3969명 △안전사고 사망 3835명 △폭행상해 3171명 △교통사고 2994명 △강도 1511명 △납치감금 775명 △강간 및 강제추행 633명 △살인 191명 △기타범죄 1만1914명 순으로 많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행방불명이 4245명으로 연평균 400여 명 이상이 실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각 나라별 피해자 발생으로는 유럽이 3만676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1만74명), 미국(6817명), 필리핀(5551명) 순으로 많았다.

각 범죄유형별로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를 보면 △살인은 필리핀 △강도와 절도, 강간 및 강제추행, 안전사고 사망, 기타 범죄는 유럽 △납치감금, 폭행상해, 사기, 행방불명, 교통사고는 중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황희 의원은 “우리 국민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게 된 것에 비해, 범죄예방 조치나 피해지원 등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며, “특히 강력범죄가 사건·사고의 57.6%에 달하고, 행방불명 등 실종자 수가 매년 40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외교부와 재외공관이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