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외환송금 '10조원'…가상화폐 대행 적발
불분명한 외환송금 '10조원'…가상화폐 대행 적발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9.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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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이후 현재 82개사 적발…"엄중히 조치"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지난달 14일 이후 현재까지 국내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불분명한 자금은 10조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외환거래 다수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은행을 거쳐 송금된 것으로 알려져 국내외 가상화폐 시세 차이를 노린 차익거래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해외가상자산 구매 희망자금을 가지고 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을 가장한 송금을 대행하는 불법업체도 적발됐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권 이상 외화송금 검사 중간결과(잠정)'에 따르면, 현재까지 검사 과정에서 확인된 이상 외화송금 혐의업체는 82개사(중복업체 제외)이며 이상 송금 규모는 72억2000만달러(약 10조1000억원, 원·달러 환율 1400원 기준)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14일 금감원이 발표한(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검사 및 전 은행권 자체점검 결과 기준, 잠정) 외환 거래 규모 결과(65개사, 65억4000만달러) 대비 업체 수는 17개사, 송금규모는 6억8000만달러 증가한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신한은행 사례와 유사하게 여타 은행에서도 대부분 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법인 계좌로 모인 뒤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송금업체의 업종은 주로 △상품종합 중개·도매업 18개(22.0%) △여행 관련업 16개(19.5%) △화장품 도매업 10개(12.2%) 등 외화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가운데 5개사는 외화 거래 규모가 3억달러를 웃돌 정도로 거래 규모가 컸다. 

가장 많이 송금된 국가를 살펴보면 △홍콩 51억7000만달러(71.8%) △일본 10억9000만달러 △중국 3억6000만달러 순이다.

송금 통화는 미 달러화가 59억달러(81.8%)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일본 엔화가 10억9000만달러(15.1%)로 뒤를 이었다.

은행별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 23억6000만달러 △우리은행 16억2000만달러 △하나은행 10억8000만달러 △국민은행 7억5000만달러 순이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일부 은행직원의 위법행위 정황을 발견해 관련 정보를 유관기관에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감원은 이상 외화거래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해 검사 과정에서 파악한 혐의업체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유관기관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22일부터 우리·신한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은행을 상대로 전면적인 현장·서면 검사에 돌입해 의심 사례를 추가로 파악했다.

금감원은 10월까지 12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마무리하고 필요 시 검사 기간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환 업무 취급 등 관련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법률검토 등을 거쳐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며 "검사를 통해 이상 외환 송금 혐의 거래 등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 검찰 등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