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K패션 '인큐베이터' 발돋움
더현대 서울, K패션 '인큐베이터' 발돋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2.09.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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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컨설팅 지원…MZ 겨냥 차별화 콘텐츠 확보
"신진 브랜드 소개로 새로운 활력 불어 넣을 것"
더현대 서울 외관[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외관[사진=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이 K(코리아) 패션 육성·재도약을 지원하는 인규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국내 패션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8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은 지난해 2월 개점 이후 1년6개월간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 총 150여개의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브랜드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더현대 서울을 이용하는 소비층은 크게 젊어졌다. 더현대 서울 오픈 후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4.2%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5.3%)보다 2배 이상 높다.

구매자 수도 30대 이하 비중이 65%를 차지하는 등 더현대 서울의 매출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에게서 나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등 고가 수입 브랜드 매출 호조세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 대규모 신진 토종 패션 브랜드를 대거 선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색다른 MD 구성을 위해 신규 국내 패션 브랜드 발굴에 집중한 게 MZ세대 유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모델을 다른 점포에도 적용하고 있다. 유니크하고 MZ세대가 열광하지만 기존 백화점에 없던 브랜드를 잇달아 입점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지난 1월 판교점 유플렉스관을 리뉴얼하며 온라인 유명 패션 브랜드 ‘브라운야드’, ‘원더월’ 등 신규 브랜드 20여개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대구점을 리뉴얼하며 ‘호텔더일마’, ‘배드블러드’ 등 신규 브랜드 10여개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는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 출점을 앞두고 지난 2019년부터 미래 핵심 소비층인 MZ세대의 니즈에 부합하고 나아가 백화점MD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 발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먼저 국내 패션 브랜드의 입점 기준을 새롭게 바꿨다. 기존에는 입점 희망 브랜드의 제품 경쟁력과 더불어 매출과 영업망 등 안정적인 운영성과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왔는데 지난해부터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 오로지 제품력과 차별성만을 검증했다.

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정규 매장 입점에 앞서 신진 브랜드 특성에 맞는 신촌점(젊은 소비자), 무역센터점(고소득층·직장인), 판교점(3040세대 IT직장인) 등 핵심 점포에서의 팝업 스토어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토대로 디자인 개선과 마케팅 전략 구축 등 브랜드 경쟁력 보강을 도왔다.

인테리어 공간도 기존 영패션 전문관과 다르게 호텔 라운지 콘셉트의 고급스러우면서도 모던한 최신 트렌드의 조명과 바닥재 등을 대거 적용했다. 여기에 다양한 브랜드가 자유롭게 전시·체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상설 공간을 곳곳에 마련하는 등 기존 백화점 공간과의 차별화에 힘썼다.

이런 MD실험은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의 흥행과 판교점 리뉴얼 성과를 통해 성과가 입증됐다. 더현대 서울은 MZ세대 맞춤형 신진 패션 브랜드와 대규모 휴식공간 등을 통해 오픈 첫 해 연 매출 8000억원을 돌파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은 신진 K패션 브랜드의 제도권 브랜드화의 발판이 됐다”며 “오프라인 유통에 관심이 없던 온라인 브랜드들도 이제 백화점 입점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주요 점포에서 영고객이 즐겁게 쇼핑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신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등 K패션 브랜드 재도약에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