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경제, 더블딥 가능성 낮다”
“올해 세계경제, 더블딥 가능성 낮다”
  • 문경림기자
  • 승인 2010.01.03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LG硏 “세계경제 성장률 올해 3.1%로 회복될 것”
올해 세계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인 ‘더블딥’이 출현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3일 ‘2010년 글로벌 경제 기상도’ 보고서에서 “주요국의 신중한 정책운영과 국제협조로 더블딥 가능성이 낮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불안 심리에 휩싸이고 있는 각국 기업의 투자 마인드가 회복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에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세계경제를 둘러싼 갖가지 불안 요인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세계경제가 리먼브러더스 쇼크 직후와 같은 극심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더블딥으로 인정할 만큼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성장률은 지난해 -1.0%에서 올해 3.1%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선진국의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9%에 달하는 중국 등의 호조로 개도국 경제는 올해 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 극심한 침체를 보인 세계경제가 하반기에 회복세로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각국의 금융완화나 재정 확대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면서도 “민간수요는 아직 자율적인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의 향방에는 여러 가지 불확실한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데 경기 회복을 견인해 왔던 확장적인 재정·금융 정책을 수정하는 출구전략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등 신흥국의 자산시장에서 투기를 과열시킬 가능성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실업률의 지속적 상승이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불안 요인 속에서 올해 세계경제는 디플레 압력과 인플레 우려가 동시에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자산시장이나 상품시장의 투기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진국은 디플레이션압력이 지속되겠지만 개도국은 지난해의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도 성장세를 높여가는 등 디플레이션 압력을 예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올해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선진국과 점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일부 개도국이 혼재하면서 세계경제 전체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상태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이러한 디플레이션 압력과 인플레이션 압력의 미묘한 균형은 언제든지 깨질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각종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가 더블딥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성장세 회복에도 불구하고 경제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무리하게 출구전략을 감행할 가능성이 낮고 원자재 투기에 대해서도 미국 등이 투기 감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2008년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47달러에 달했지만 현재의 세계경제 환경에서 볼 때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여 원자재에 대한 미국 등 선진국의 투기 억제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세계경제의 갖가지 불안 요인으로 각국 기업의 투자도 부진해지고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선진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삭감하면 올해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에도 리먼 쇼크 이후 세계경제 전체가 극심한 마이너스 성장에 빠졌을 때와 같은 충격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또 “주요국은 G20 협조체제를 강화하거나 IMF의 자금 공급체제를 재정비하면서 금융부실이 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유동성 공급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요국의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