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금융사 임직원 횡령액 1700억원…"도덕적 해이 심각"
6년간 금융사 임직원 횡령액 1700억원…"도덕적 해이 심각"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08.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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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개사 총 327회 발생…임원들 연봉·상여금 642억원 챙겨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6년간 금융사 임직원이 횡령한 금액은 총 17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사고가 발생한 금융사 경영진과 임원은 사고가 발생한 해에도 고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챙겨 이를 두고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양정숙 의원(무소속·국회 정무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권 횡령사고로 인한 피해 금액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2017년 144억원 수준에서 2018년 112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9년 131억원, 2020년 177억원, 지난해 261억원, 올해 8월까지 876억원으로 6년새 6배 이상 급증했다.

횡령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은행권으로 894억원에 달했다. 이어 상호금융사 256억원, 자산운용사 167억원, 저축은행 149억원 순이었다.

금융사별 임직원 횡령액은 우리은행이 716억원으로 최다다. 다음으로는 단위농협 153억원, 하나은행 69억원, 수협 68억원, 신협 61억원, NH농협은행 29억원, IBK기업은행 27억원, KB손해보험 12억원, 삼성생명 8억원, 신한은행 7억원 등으로 조사됐다.

임직원 횡령사건이 가장 빈번히 발생한 금융권은 신협, 농협, 수협 등의 상호금융사로 6년 동안 총 136회 발생했다. 다음은 일반은행 94건, 보험사 67건, 증권 15건으로 집계됐다.

개별 금융사로는 하나은행(17회)과 단위농협(59회), 신협(58회)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6년 연속 횡령사고가 발생해 가장 사고가 빈번한 금융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6년간 1년 평균 65회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는 동안, 경영의 책임이 있는 등기임원들은 고액의 연봉과 성과급을 챙겨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금융권에 68회에 걸쳐 144억원의 횡령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해당 회사 등기임원은 연봉과 상여금으로 총 91억원을 받았다. 261억원 규모의 횡령 피해가 발생한 지난해에도 등기임원들은 168억원을 챙겼다.

양정숙 의원은 “횡령사고의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사고 발생 당해 연도까지 고액연봉과 상여금을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인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